▲ 연극을 통해 또 다른 삶을 찾아가고 있는 미즈연극단 단원들이 지난 1일 오륙도신문 문화센터에서 이환 연출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성단원 8명 열정으로 ‘똘똘’
매주 화요일 모여 맹연습 돌입
연말 공연 지역봉사활동도 계획

"따뜻한 모성애와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우리사회를 환하게 밝히는 연극단이 되는 것이 미즈의 갈 길입니다"

부산 남구에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단이 결성, 활동에 들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륙도 미즈(Miz)연극단. 연극단은 올해 초부터 연극에 관심 있는 여성들을 모집해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직업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양하지만 오로지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의기투합한 그녀들의 자세는 프로연극단 못지않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오륙도신문 문화센터에서 모임을 갖는 단원들은 한 손에는 대본 한손에는 생수를 챙겨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발길을 들여 놓는다.

이내 곧 대본 연습에 들어가고 여성이라는 공감대 아래 끼와 열정을 쏟아낸다. 고성과 웃음이 오가는 동안 어느덧 9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연극 경험자부터 초보자까지 단원들이 함께 뭉친 연극단원들은 주부부터 자영업을 하는 여성까지 다양하다.

연극단 맏언니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영자 씨는 올해로 예순 셋이다. 용호동에 거주하는 김 씨는 연극에 처음 도전한다. 자신속의 또 다른 모습을 무대 위에서 꺼내보는 것이 목표다.

"연극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해 나가고 싶어요. 가령 무대 위에서 남편 뺨을 시원하게 한 번 때려 보는 역할이라든지요 흐흐흐…'

박희숙 씨는 학창시절 성당에서 연극을 해본 경험이 있다. 30여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찾은 연극. 박 씨는 더 늦기 전에 엄마, 아내로 살아오며 잊혀져간 자신의 모습을 찾겠다고 말한다.

구연동화 해설사로 활동해온 정현숙 씨 역시 내면 속의 또 다른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 매번 두려움 설렘반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 부산에 거주하는 여성들로 구성된 단원들이 매주 화요일 모임을 갖고 대본연습을 하고 있다.

연출가를 꿈꾸는 이도 있다. 영어교사로 활동하다 최근 주부로 돌아온 이옥수(용호동)씨. 옥수 씨는 연극단원과 연출가의 꿈을 동시에 갖고 있다. 취미로 배워온 한국무용도 무대에서 멋지게 보여줄 예정이다.

미즈 연극단은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극배우와 심리상담사로 활동 중인 이해순 씨는 즐거운 연극과 보람된 봉사를 위해 극단에 가입했다.

해순 씨는 "여성의 감성들이 모여 만드는 작품도 기대되고 함께 모여 봉사활동을 펼치는 따뜻한 극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금 늦게 합류한 막내 장순해 씨 역시 인터넷에서 연극과 봉사란 두 단어를 보고 극단에 가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극단은 장애를 앓고 있는 영아들이 거주하는 감만동 소화영아재활원에서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출은 지난해 남구 이기대의 역사를 현대극으로 재해석하며 연극 두 기녀의 순절이야기를 성황리에 마친 이환 씨가 맡았다.

이환 연출가는 소외된 아이들, 방황하는 사람들의 희노애락, 따뜻한 세상이야기 등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우리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먼저 올 연말 첫 워크숍을 목표로 남구 용호동의 '오륙도'를 소재로 한 대본을 구상 중에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중년 여성들이 연극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과 우리사회를 향해 쏟아낼 목소리가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한편, 오륙도 미즈 연극단에서는 단원을 모집 중에 있다. 연극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여성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622-4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