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호1동 경로당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20일 열린 찾아가는 오륙도가요제에 참여해 사회자의 익살스런 몸동작을 따라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웃음박사 조상영 맛깔 나는 진행
88세 참가자 열창에 우레 같은 박수
나이 잊은 무대 10년 젊어진 느낌

올해 마지막 찾아가는 오륙도가요제 행사가 지난달 20일 열렸다. 행사장인 용호1동 주민자치센터 강당 안은 행사 1시간 전부터 몰려든 주민들로 열기가 뜨거웠다.

용호1동 관내 경로당을 대표하는 출전자들이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리허설을 위해 마이크를 잡으며 목청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드디어 본 행사가 시작되자 행사장은 긴장감이 흘렀다.

행사에 앞서 윤형곤 가나병원장과 박미순 구의원, 전은철 동장은 인사말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끼와 재주를 맘껏 발휘하라고 주문했다.

▲ 우수상을 받은 김부금 씨 등 11명의 어르신들이 빨간 티를 입고 무대에 올라 ‘묻지마세요’를 열창하고 있다.

사회를 맡은 웃음박사 조상영 교수는 5분 웃음교실을 통해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 내자 행사장은 잔치분위기다.

첫 번째 출연자부터 범상치 않았다. 8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른 이선례 할머니는 나이를 무색케 하는 노래솜씨로 ‘안동역’을 불러 가요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순서는 허복덕 씨(77)의 무대. 분홍색저고리를 입고 꽃바구니를 든 그는 도라지타령에 맞춰 멋진 춤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88세 미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은 이용해 씨의 순서. 나이 보다 20년은 젊어 보인다는 말에 함박웃음을 지어 보인 그는 내장산을 맛깔나게 불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엄순희 씨(67)는 ‘부초 같은 인생’을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가자 손명순(82)할머니가 마이크를 이어 받았다. ‘태종대’를 부른 그는 시종일관 안정된 음정과 박자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계순 씨(82)는 입장할 때부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고장난 벽시계를 호쾌한 목소리로 부르자 관중석에서는 ‘잘한다’라는 추임새로 화답했다.

김영기 씨(79)와 주일원 씨(85)는 ‘남원의 애수’와 ‘일소일소 일노일노’를 들려줬으며 전덕금 씨(83)는 박정식의 ‘멋진 인생’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중국 출신 가수 지망생 최유진의 특별공연에 이어 무대에 오른 진선금 씨(80)는 설운도의 ‘원점’을 불렀다. 박자를 놓치자 사회자가 귀에 되고 노래를 맞춰주는 우스운 장면이 연출돼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다음 차례는 김부금 씨 등 11명의 무대였다. 빨간티에 하얀바지를 맞춰 입고 합창으로 ‘내나이 묻지마세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준비한 안무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지켜본 관중들은 마치 소녀합창단을 보는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한정자 씨(76)가 오승근의 ‘내나이가 어때서’를 불렀고 김계자의 가야금 병창 순서였다. 구성진 가야금 소리에 민요가 흘러나오자 관객석에 있던 김영기 할아버지가 나뭇잎 피리를 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김길순 씨(75)와 권영숙 씨(62)가 고추와 묻지마세요를 부르는 것으로 이날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가요제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는 ‘태종대’를 맛깔나게 부른 손명금 씨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안무에 맞춰 ‘묻지 마세요’를 부른 김부금 씨 등 1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과 권영숙 씨가 차지했다. 인기상과 장려상은 조계순 씨와 이용해 씨에게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