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민 과장

최근 TV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치매 환자 모습을 보면서 치매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치매에 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중장년층이 치매 검진 또는 예방을 위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가끔은 의료인 입장에서 검진이 너무 이른 연령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치매는 나이와 관계없이 그 원인과 경과를 철저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원칙에 따라 적극적인 상담과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요즘에는 평소 기억력 장애 증세나 눈을 깜빡거리는 증상 등으로 병원을 찾는 장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 중 별로 대수롭지 않게 지내오다 예방 검진 차원에서 뇌 MRI 촬영과 신경심리검사를 받은 결과 상당히 진행된 조발성 알츠하이머형 치매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은 진행 속도가 빨라 중장년층의 치명적인 장애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인지기능에 이상신호가 나타나면 조기에 검사를 시행해야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더불어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는 연령과 관계없이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나면 혈관성 치매일 수 있으므로 빠른 검진이 필수적이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도 보행장애, 배뇨장애, 성격변화 등이 나타나면 치매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동안 치매환자를 치료하며 갖게 된 확신은 관리를 받는 환자와 전혀 치료하지 않은 환자의 삶의 질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결핵은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듯이 언젠가는 치매도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