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호동 용호로 부산은행 앞 교차로 인근이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용호로 일대 수개월간 게시
도시미관 해쳐 단속은 미적

남구 지역 주요 도로 곳곳이 시의원들이 내건 불법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본지 보도<82호 1면 남구 시의원 내건 불법현수막 ‘눈총’ 기사 참조>이후 대부분의 현수막이 철거된 가운데 현직 국회의원의 불법현수막이 이번에는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일 용호로 일대 부산은행 앞 사거리, 용호교차로 등에는 현수막이 건물 벽면, 전봇대 가릴 것 없이 내걸린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현수막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구 박재호 국회의원 이름과 함께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예산확정', 정책제안·'예산낭비 듣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내걸려 있다.

새로 내건 현수막부터 색이 바랜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내걸려 있지만 현수막 철거에서 제외되고 있다.

정당법상 광고를 통한 정치활동 자유가 보장되는 반면 옥외광고물 규정에 따르면 지정게시대 외 현수막 부착은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용호동 주민 A씨는 "현수막 내용만 바뀔 뿐 몇 달 전부터 계속 거리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며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에도 위협이 되는데 구청에서 단속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단속을 맡고 있는 남구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당 현수막은 불법현수막으로 단속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진 철거 협조를 수차례 요청하고 있다는 것.

일반 시민들이 내건 현수막은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즉시 떼어내고 벌금까지 부과하면서 정치인들에게는 특혜를 부여하는 차별적 행정지도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수막을 내건 박재호 국회의원 사무실은 불법인줄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사무실 관계자는 "구청에서 현수막 철거 협조 전화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광고물로 규정되고 있는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의 당원모집 현수막도 내걸렸는데 우리 것만 철거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한편 해마다 되풀이는 되는 불법 현수막의 근절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구청이 나서 지정게시대를 확충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