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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공단에 문화예술 꽃피우다
성형국 기자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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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2  13: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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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캘리그라피의 만남 '포임캘리' 거리가 녹산공단 표준형공장 철제 펜스에 조성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 시와 캘리그라피의 만남 '포임캘리' 거리가 녹산공단 표준형공장 철제 펜스에 조성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 사상공단 내에 위치한 엔제이테크 장우길 대표가 정다임 관장과 함께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삭막한 사막과도 같은 공단지역에 예술품이 설치되면서 주위환경이 한층 밝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정서를 일깨우며 산업과 문화예술의 공존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사상공단의 명화거리와 녹산공단의 포임캘리 거리가 화제의 장소.


사상공단 담벼락 명화 거리 탄생

엔제이테크(대표 장우길 학장동 289-17)는 최근 기장군 장안산단에서 사상공단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출입구 벽면에 세계 명화를 그려 넣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피카소는 물론 고흐, 몬드리안, 이중섭 등 세계적인 작가의 명화 11점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40호부터 200호에 이르는 대형 벽화가 걸리면서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10명의 직원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쉬는 시간이면 일부러라도 밖으로 나와 그림을 화제로 삼아 이야기꽃을 나누는가 하면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외부 손님들 역시 사옥을 드나들며 산뜻하게 그려진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있다.

명화거리의 탄생에는 장우길 대표의 미래를 보는 안목과 직원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
   
▲ 시와 캘리그라피의 만남 '포임캘리' 거리가 녹산공단 표준형공장 철제 펜스에 조성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회색빛 공단 이미지를 쇄신하고 직원 복지를 위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회사 출입구 쪽 담벼락을 활용해 명화를 그려 넣기로 작정하고 지역 화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갤러리 다임의 장다임 관장은 장 대표의 뜻에 공감을 표하고 즉시 벽화팀을 꾸려 명화거리 조성에 나서 2주 만에 설치를 완료한 것.

장우길 대표는 “회색빛 공단지역에 색을 불어 넣어 도시미관을 가꾸는데 일조함은 물론 프레스금형 제작에 지친 직원들의 심신을 달래주기 위해 벽화를 구상하게 됐다”며 “저의 작은 실험이 다른 기업 사장님들에게도 파급돼 사상공단이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산단으로 거듭나길 감히 희망해 봅니다”

엔제이테크는 벽화거리 조성에 그치지 않고 건물 외벽에 상업광고와 미디어아트가 조화를 이룬 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녹산공단 포임캘리 거리 조성

시(Poem)와 캘리그라피를 접목해 새로운 문화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오륙도문화예술연구회(회장 김옥련)는 최근 부산 녹산공단 표준형공장 철제펜스에 포임캘리 작품을 내걸어 호응을 얻고 있다.

오륙도문화예술연구회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지역본부와 힘을 모아 지난 18일 오후 이곳에 국내 유명 시인의 시구를 캘리그라피로 새겨 넣은 작품 24점을 내걸었다.

작품은 모두 공단 내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만들 것으로 이들은 지난 5월부터 7개월 여간 전문 강사로부터 캘리그라피를 배워왔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감성캘리 낭만팩토리’ 수업에는 20명이 수강을 신청해 1세대 캘리그라퍼 박윤규·이은정 강사의 지도하에 실력을 꾸준히 키워왔다.

수업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2018 부처간 협력사업’으로 진행됐다.
삭막한 산업단지에 문화의 숨결을 심고 자칫 메마르기 쉬운 근로자들의 감성을 일깨운다는 당초 취지에 맞게 수업은 순조롭게 이어졌으며 지난 18일 마침내 결과발표회를 갖고 수강생 각자의 작품을 내걸게 됐다.

작품이 설치된 녹산표준형공장은 점심시간이면 많은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곳으로 최근 녹산공단의 가장 핫한 야외 전시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점심을 먹고 나온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작품 감상을 하거나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정열 씨(45)는 “점심을 먹고 보통 같으면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철제 펜스에 캘리그라피 작품이 전시되면서 잠시나마 문학소년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전시작품을 출품한 김수용 씨는 “캘리그라피를 배워 작품을 완성하고 나니 성취감을 느낀다”며 “졸작인 나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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