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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세계화·예술화를 꿈꾸다■명사를 만나다/ (사)한국서체연구회 허경무 이사장
한정미 기자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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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19  1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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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서체의 세계화와 예술화를 꿈꾸며 한국서단을 이끌고 있는 허경무 이사장.


세계가 인정한 한글의 우수성만큼 한글 글씨체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남모를 노력을 이어 온 사람이 있다.

사단법인 한국서체연구회 허경무(67) 이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구 문현동 금융단지 맞은편에 위치한 연구실 문을 열자 진한 묵향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40여 평 규모의 벽면을 가득 채운 서예 작품들이 문외한의 눈에도 특유의 힘과 광채가 느껴지는 듯하다.

한글서체 국내 최초 박사학위
1975년 부산미전 최연소 입선

부산한글학회 회장을 지낸 허 이사장은 지난 45년간 한글 연구에 매달렸다.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한글 서체 관련 연구로 국내 최초 박사 학위도 받았다.

2003년 한국서체연구회를 설립했고,  2013년에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250여 명의 회원과 함께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허 이사장은 훈민정음 해례본,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훈민정음 언해본 등 수백 개의 한글 고문헌을 분석한 결과 모두 7가지의 한글서체를 분류했다.

그는 “한글 서체는 크게 해례본체, 언해 본체, 궁체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언해본 체와 궁체는 다시 정자, 흘림, 진흘림의 3가지 서체로 구분해 모두 7가지의 서체가 있다”며 “많은 사람이 한글 서체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서 체 연구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허 이사장에게는 ‘최연소’,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경남 고성에서 국내 재야 한학의 최고 권위자 경파 허채 선생의 장남으로 태어 난 그는 어린 시절 서당에서 어깨너머 배 운 실력으로 한문과 서예에 두루 통달했다.

22세 때인 1975년 제1회 부산미술대 전에서 최연소 입선 후 ‘최연소 초대작가’ 가 됐고,  15년간 매회 글자체를 바꿔 가면서 출품했다. 이후 대한민국 서예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등을 도맡아 왔다.

국내 최초 한글 서체연구 문학박사를 비롯해 최초 2권의 한글서체 이론저서, 부산 최초 대규모 한·중교류전 개최, 중국 서예인 대상 최초 한 글서체강습회 등 한글서체 연구의 산증인이자 역사인 셈이다.

서단의 유일한 등용문이라 할 공모전이 불공정 심사와 비민주적인 운영으로 어지럽던 시절, 그는 서단의 폐단을 바로잡는 일에도 힘썼다.

한국서예협회 창립을 전국적으로 주도, 부산에서 초대·2대 지회장을 맡고 부산서 예대전을 만들면서 서단의 민주화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2003년 한글서체연구회 창립
서단 민주화 위해 고군분투

한국서체연구회는 한글날을 맞이하여 해마다 부산시청 전시실 등에서 여러 서체의 한글서예작품과 자료를 전시하는 등 한글서체 정립운동을 펼쳐 왔다. 또 특별기획 회원 초대전에는 매년 1, 2명의 회원 작가를 따로 선정하여 한글 서체가 총망라된 전지 작품 30~50개를 제 작, 출품함으로써 한글서체 보급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시작은 7가지 서체로써 전통방식의 세로쓰기는 물론, 가로쓰기, 띄어쓰기, 글 줄 오른쪽으로 쓰기, 문장부호 쓰기, 국한 혼서 등의 다채로운 구사는 물론 서로 이질적인 서체를 한 화면에 나타내는 서체 복합구성의 작품으로 한글서예 표출미의 다양한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또 한자서예 중심의 서단풍토와 잘못된 선입견을 벗어나, 한글서체의 새로운 기운과 확정성을 발판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미래 한국서단의 나아갈 길을 올바르게 제시하고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배우자이자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든든한 동료인 신미경 작가는 현재 교직에 있으면서 왕성한 작품 활동은 물론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다양한 한글의 서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사무실 벽면에 전시된 다채로운 서체의 신 작가 작품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한다.

2003년 한글서체연구회 창립
서단 민주화 위해 고군분투

허 이사장은 “한글은 작고 부드러운 여 성 글씨체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서체를 잘 활용하면 웅혼한 기상과 진취성, 힘, 생동감 등을 느낄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너무 한자서예에만 집착하는 것이 안타까워 보급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글날 부산시청 갤러리 전시는 물론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한글 서체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시상도 한다.

2015년부터는 중국 상하이(上海) 서예가들과 함께 문자예술교류전도 열어 중국 서예가들에 게 한글 서체를 소개하기도 했다. 서예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한글 서체를 가르치며 세계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문 서체와 한글 서체에 두루 통달한 허 이사장의 탁월한 실력을 중국 서예가들이 인정한 결과다.

“한글 서예가 왜소하고 가냘프고 예쁘다고만 여겼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 글 서체 대형 작품을 보면 한글이 웅장하고 활달하며 기운 생동하는 예술적 감흥을 일으키는 훌륭한 서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새위원 이력 다채
한글문화전당 건립이 목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미진한 한글 서체정립을 위한 학문적인 접근과 체계화를 위해 한글학회 부설 한글서체연구원 설립의 계기가 됐고 한글 서체 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 국새제작위원으로 한글을 창제원리에 맞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광화문 한글 현 판을 훈민정음 창제문자로 달기 시민공청회 주제발표를 하기도 했다.

부산한글학 회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부산외솔회 회 장도 맡는 등 온통 우리의 최고 문화유산 인 한글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전국에 필적이 많으나 그중에 서광화문 거리 세종로공원의 -조선어학 회한말글수호기념탑-에 글씨를 써서 한 글운동에 일생을 바친 선열들의 얼을 되새긴 탑 이름 글씨가 가장 큰 보람의 필적이란다.

재작년 서울 예술의 전당 한글 서체별 큰 작품전은 허 이사장의 대작 위주의 대규모 전시로 지방기획전으로서는 최초 최대 규모의 전시였으며, 국내외 20 여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모두 오직 한글의 예술적 발전을 통한 한글세계화가 그가 꿈꾸는 최종 목표다.
앞으로 한글문화의 전당과 한글 서예 보급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

한글서체의 분류 체계를 정립해 후손들에게 계속 보급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교과서 등재와 책 제작이 절실히 필요하 다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는 부분 이다.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한글을 소리나 문법 연구뿐만 아니라 문자 예술화 시켜야 세계화가 가능하다. 예술은 한글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 하는 그에게서 반세기를 이어 온 한글 서체 연구의 예술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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