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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步 편백림’ 걷다 보면 건강은 저절로■숲속을 걸어요/ 문현생태숲~금련산청소년수련원 코스
성형국 기자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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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2.05  15: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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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현생태숲에서 바람고개를 지나 황령산 편백림에 이르는 구간을 걷다 보면 세상 시름을 잊고 오롯이 자신의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힐링장소로 제격인 황령산 편백림을 향해 시민들이 걷고 있다.

가족 단위 시민 휴식 공간 제격
부산의 진산 황령산 백미 ‘만끽’

편백숲 활용 힐링센터 건립 기대
황톳길 조성 특화된 걷기 코스로

 

 

가을은 참 예쁘다.

단풍잎의 고운 빛깔이 그렇고 낙엽 지는 소리 또한 이쁘다.

11월 중순 어느 날, 부산의 진산 황령산에서 만났던 가을 역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일상의 따분함을 잊기 위해 무작정 나선 산행의 시작은 부산 남구 문현 현대2차 아파트 앞에 위치한 문현 생태숲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동묘지가 있었던 곳인데 공원으로 가꿔진 모습을 보며 세상 좋아졌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해마다 봄이 되면 꽃 잔치를 벌이는 아름드리 벚꽃나무를 뒤로하고 황령산 바람고개를 향했다.

걸어서 5분도 채 되지 않은 곳에 청죽(靑竹)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숨이 가파 오는 순간에 청량음료를 마신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대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문현동 안동네의 풍경이 새롭다.

오후 시간대여서 그런지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이들이 더 많아 보인다.

아빠, 엄마와 함께 손을 잡고 내려오는 초등학생부터 지팡이를 짚고 쉬엄쉬엄 걸어오는 노부부의 모습까지 모두가 정겹게 느껴졌다.

상수리 나뭇잎이 바스락 바스락 발끝을 간지럽히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낙엽 향을 피우며 코끝을 자극한다. 그렇게 포장길을 걷다 보니 바람고개 밑까지 왔다. 천천히 걸었는데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서부터는 지름길로 가느냐 아니면 우회로로 가느냐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도 인생 직진이다 싶어 계단을 올랐다.

제법 경사진 곳을 오르다 보니 숨이 턱밑까지 찬다. 200개의 나무계단을 밟고 나서야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바람고개 쉼터에 닿을 수 있었다.

운동시설과 파고라가 설치된 이곳에는 이미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거렸다. 쉬고 싶었지만 피곤한 다리를 재촉해 앞을 향했다.

평평하면서도 넓은 임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유명한 황령산 편백림이다.

수십 미터가 넘는 편백 사이를 걷고 있자니 마치 거인국에 들어선 것처럼 웅장함이 느껴진다. 성인 걸음으로 1000 걸음 넘는 ‘1000步 편백숲’은 저절로 건강해지는 듯하다.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의 효과를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욕심껏 숨을 들여 마셔 본다.

이왕 건강이라는 말이 나온 김에 잘 정리된 임도에 황톳길을 만들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맨발로 걸으며 개인의 건강을 다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편백림은 아침 안개처럼 고요함으로 충만했다. 키 큰 편백 때문인지 사위는 어두웠지만 그 속에서 삼삼오오 정담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휴일의 여유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곳곳에 놓여있는 평상을 바라보며 걷던 도중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곳에 힐링센터를 건립하면 어떨까 하는 어쭙잖은 아이디어였다.

오래전부터 이 길을 걸어왔지만 훌륭한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장성 편백나무 휴양림 못지않은 곳이 바로 황령산 편백림 아닌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편백림에 건강과 휴식을 테마로 하는 힐링센터를 건립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얼마 전 오은택 남구청장과 관계 공무원들이 이곳을 둘러보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태숙 시의원도 문현동을 시작으로 바람고개와 편백림에 이르는 구간을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단지로 조성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문현 생태숲 내에 주차장을 조성, 등산객들의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걸어서 15분쯤 흘렀을까. 이번에는 탁탁 골프공 치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대연동 대동골 동광골프장 위까지 도착했다.

이곳에서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 이르는 길은 또 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가을 단풍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도심 풍경이 밉지 않고 소리라고는 까치와 까마귀 울음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바로 앞으로 화려한 등산복 차림의 중년 부부가 이야기꽃을 피우며 다가온다. 대화가 궁금해 귀를 세워 들어보니 생활비와 관련한 소소한 이야기가 전부다. 그래도 오붓하게 한길을 걷고 있는 뒷모습이 주위 풍광과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자전거 두 대가 뽀얀 연기를 일으키며 앞을 스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은 산악용자전거 코스로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유명했다.

이번 걷기 코스 마지막 구간은 포장된 임도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곳곳에 벤치가 설치돼 있어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한 번도 쉬지 않고 꾸역꾸역 고개를 넘어서니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금련산청소년수련원이다. 정확히 1시간이 걸렸다.

수련원 입구 전망대에 올라 숨을 고른다. 이기대와 광안대교, 그리고 동백섬이 지척이다. 부산 최고의 경치를 바라보며 산행의 고단함을 저 멀리 달아나고 졸시라도 쓰고픈 생각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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