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연극단 단원들이 용호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내생애 마지막 일주일’ 공연 작품 연습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5년 창단 13명 단원 용호복지관서 맹연습
해마다 6회 이상 소외계층 위한 문화공연 펼쳐
춘향전 각색 큰 호응, 학교 연계 프로그램 계획

"천년 만년 사는 것도 아이고, 베풀어도 베풀어도 부족한 세상 내꺼만 꽉 움켜지지 말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마음. 그 마음이 이 애미 마지막 소원이다. 알았제? 자! 이 바쁜 세상 각자 돌아가서 최선을 다 해서 살도록 해라이"

내생에 마지막 일주일 공연의 마지막 대사 장면이다. 실제 암 투병 중인 연극단 성정현 씨의 대사가 울려 펴지자 극단은 이내 숙연해지며 눈물바다가 된다.

지난 13일 찾은 용호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햇빛연극단 단원들의 공연연습이 한창이다.

햇빛연극단은 2005년 창단 이후 매년 6회 이상 소외된 이웃들에게 문화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연극단이다.

대부분 장년층으로 구성된 13명의 단원들은 자신들의 역량강화와 재능기부를 통한 공익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 입단한 최민영 씨는 삶에 쫓기다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공연 활동으로 팬 층을 몰고 다녔다는 최 씨는 당시 연극영화과를 희망 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꿈을 놓고 살아왔다.

최 씨는 "소싯적 엄마가 유명했다는 말을 아이들이 공연을 본 뒤로 믿어주기 시작했다"며 "남편과 아이들이 항상 공연을 보러와 응원을 해주기 때문에 무대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 자녀의 영향으로 이곳을 찾은 단원도 있다. 천희정 씨는 연기자가 꿈인 딸의 대학진학을 돕다 5년 전 이곳을 찾았다. 오랜 연습 끝에 연기지도자로 활동 중인 딸에게 인정받았다.

천 씨는 "무대 위에서 열정을 쏟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한 번에 해소되는 것 같다"며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공연문화를 선보일 수 있어 더욱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햇빛연극단은 장년층이 많지만 실력만큼은 프로 공연팀 못지않다. 박동민 단장을 비롯해 음악, 무용, 분장 등 어느 하나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없다.

2006년 노인학대문제의 심각성을 다룬 '시사연극'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2008년에는 춘향전을 새롭게 각색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08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특별기획부분에 초청을 받는가 하면 부산시민연극제에서 두차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부산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10여년 이상 활동해온 베테랑 단원들도 눈에 뛴다. 창단 멤버 이해순 단원은 현재 방송연기자로 활동 중이다. 2006년 오륙도축제에서 아동극 '벌거벗은 임금님' 공연을 시작으로 꾸준히 이곳에 몸담고 있다..

연극단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안숙화 씨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강사로 활동하며 초등학교 연극교육과 복지관 어르신들을 문화강좌를 지도하며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햇빛연극단은 2015년 어르신을 위한 향수 연극 악극'홍도야 우지마라'를 새롭게 각색해 맹연습 중에 있다. 또한 지역적 소재를 발굴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창작극 '이기대 설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박동민 단장은 "앞으로도 장르에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창작, 꾸준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며 "지역학교와 연계를 통해 학생들에게 교육적 기능의 의미 있는 공연도 계획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햇빛연극단은 연극을 사랑하는 이는 누가나 참여가 가능하다. ☎ 010-2215-0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