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준 교육감이 학교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대연2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을 찾아 남구 홍연호 부구청장으로부터 현황을 듣고 있다.

5개교 먼지 소음 공해 호소
시 교육청, 공사중지 요청
법원에 가처분 신청 통보

주택재개발 공사로 인해 학생 건강 위협과 학습권 침해가 이어지자 시교육청이 강력대응에 나섰다.
 
부산시교육청 김석준 교육감은 지난 18일 남구 대연2구역 주택재개발 공사현장을 찾아 관할 남구청과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에 사업시행 인가 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공사를 중지하고 대책 마련 후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만일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통보했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건설공사에 대해 공사 중지 요청을 하기는 부산에서 이번이 처음으로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조치이다.

해당 지역은 대연2구역 주택재개발 공사현장으로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3100여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장소로 인근에는 연포초, 해연중, 중앙고, 대연정보고, 부산구화학교 등이 5개 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주택 철거와 함께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서 현장에서 날아오는 먼지와 소음이 고스란히 학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장애학생과 대입수험생을 비롯한 이곳 5개교 학생들은 비산먼지·소음·진동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는 물론 안전 펜스 미설치로 인한 통학 안전 위험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어 학부모의 민원이 잇따라 왔다.

특히 공사현장과 인접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지난 여름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피해를 겪어왔다는 것이 이곳 학부모와 학생들의 주장이다.

각 학교 학부모들은 "공사장 주변에 건설사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건설사와 구청을 상대로 사태 해결을 촉구해왔지만 사태해결에 미온적인 대처만을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담당자는 "비산먼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방법이 없고 소음 역시 측정 장소나 시간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다"며 "건설사 측에 협조 요청을 꾸준히 해왔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아파트 건립 공사가 시작되는 10월부터는 소음･진동 피해가 지금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김석준 교육감은 이날 오후 3시 최기건 행정국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와 함께 공사 현장의 실태를 점검한 후 가장 피해가 큰 인근 구화학교(특수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피해 상황을 살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일반학생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특수학교 학생들이 비산먼지 등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고, 수능을 50여일 남겨둔 수험생들도 소음과 진동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어 큰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모든 행정적 조치를 다할 수 밖에 없다”며 “학생들의 학습환경 보호 및 안전 조치를 취한 후 공사를 재개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남구청의 2012년 주택재개발사업인가 조건에는 ▲학교보건법시행규칙 제9조에서 정하고 있는 소음·진동･비산먼지 기준 반드시 준수 ▲차도와 인도 구분된 안전 통학로 확보(인도 폭 3m이상) ▲안전울타리(높이 1m이상) 설치 ▲주요교차 지점 교통안전요원 고정 배치 등 구체적인 준수사항을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가 조건의 각 사항을 이행 하지 않거나 위반하는 경우에는 관계규정에 의거 인가를 취소하거나 공사의 중지 또는 사용의 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