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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쓰고 딸이 엮다거친 바람은…’ 책 출간한 문정일·문정임 부녀
서영태 기자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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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30  1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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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정일 씨가 딸 정임 씨와 함께 가을 낙엽이 지고 있는 부경대 교정에서 지난 8월 출간한 ‘거친 바람은 산 넘어가고’ 책자를 들어 보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팔순 기념 시 수필 173편 수록
편집 제작 자녀들이 손수 맡아
아버지로서의 가족사랑 ‘물씬’


정든 고향 초계를 떠나/ 낯선 타향 부산을 향해/ 밤하늘에 별만이 반짝이던/ 어두운 밤에/ 어린 것 원주, 정임이 둘 데리고/ 오월의 푸른 보리의 풋풋한 냄새를 맡으며/ 덜컹거리는 추럭에 이삿짐을 싣고/ 당신은 안에 타고 나는 추럭 이삿짐 위에 타고/ 싸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보니/ 무수한 별들만 어두운 하늘에 반짝이고 / 눈에서는 소리 없는 눈물이 주루륵/ 여간해서는 눈물이 없는 나였는데.../ <'여보야' 중 중략>

아버지의 인생을 담은 글 들을 큰딸이 책으로 만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출간된 이 책의 제목은 아빠가 쓰고 딸이 엮은책 '거친 바람은 산 넘어가고'(빛누리기획 196p).

주인공은 아빠 문정일 씨(80북구 만덕동)와 큰딸 문정임 씨(50 해운대구 반여동)다.

문 씨의 팔순을 맞춰 출판된 이 책은 출판사 편집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임 씨와 자식들이 편집부터 제작까지 맡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20일 부경대학교에서 만난 문 씨 부녀는 나란히 모자를 쓰고 팔짱을 낀 다정한 모습이었다.

출판 동기에 대해 정임 씨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1남 2녀를 키우며 정직하게 살아오신 아버지를 위한 공로패 또는 훈장 같은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며 "18년간 꾸준히 글을 써온 작가 문정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173편의 시와 수필이 수록된 책은 지난 18년 동안 문 씨가 빽빽이 기록한 노트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고향이야기, 가장으로서의 생활, 아버지로서 생활, 노동자로서의 생활 등 우리 아버지들이 살아온 삶의 단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 씨는 "중학교 입학하자마자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글을 쓰는 것이 좋아 어릴 적부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문학동아리 활동했다"고 말했다.

초계가 고향인 문 씨는 서른 두살된던 해 가족을 데리고 낯선 부산으로 파고 들었다. 송월타월과 삼화고무, 염색 공장을 다니며 보일러 관리 일을 해왔다. 고된 노동현장에서도 그는 틈틈이 시와 수필을 적어 회사사보에 기고해 동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송월타월에서 근무한 5년 동안 꾸준히 사보에 글이 게재됐고 삼화고무 13년 동안에도 단골로 시와 수필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 결과 제3회 삼화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사상문예시, 사상신문을 통해서도 시와 수필이 소개되며 노동자 문학가로 활동했다.

우리가 자라며 학교를 가고, 상급학교 진학을 하고, 취직을 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때마다 아빠는 늘 앞서 그 곳을 찾아갔다. 집에서 그곳까지 걸어가 보고, 차타고 가보고, 주변을 둘러보고 하셨다. 길이 힘들지는 않는지,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지, 주변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시는 것이었다. 하하! 아버지는 나름 극성부모였던 것 같다. <딸이 쓰는 아빠이야기Ⅳ 중 >

현재 출판사 편집인으로 근무하는 큰 딸 문정임 씨는 책을 통해 아버지의 단상들을 글로 남겨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정임 씨는 "아빠는 여행 한 번 제대로 다니지 않고 항상 일을 마치면 집에서 글을 썼던 기억이 많아요. 또한 아빠는 늘 편지를 쓰셨던 것 같아요. 축하 할 일이 있을 때도 힘든 일을 이겨내고 있을 때도, 생일은 기본이고 입학, 졸업, 입시, 입사, 결혼, 출산 등 늘 축하와 격려를 해주셨다"고 말한다.

문 씨는 이번 출판을 통해서도 공개하지 않은 글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아내 전정자 씨에게 쓴 편지 100통이 바로 그것이다.

연애편지를 책으로 엮자고 욕심내는 딸과 그것만은 안된다고 아옹다옹하는 부녀의 모습이 정겹다. 가난과 맞서 남편으로 아버지로서의 살아온 문 씨의 인생이 책 제목처럼 거친 바람은 산넘어 가고 행복한 날만이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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