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구가 문화센터 리모델링 공사를 이유로 후속대책 없이 수강주민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광안리 해변도로에 위치해 있는 수영구문화센터 건물.

리모델링 공사 이유 일방적 폐쇄 통보
500여 수강생 빈 강의실 찾아 전전

내년 6월까지 대여료 강사 지원 없어
공간 마련 등 후속대책 요구 봇물

수영구(구청장 박현욱)가 문화센터 리모델링 공사를 이유로 수강생들을 거리로 내몰아 빈축을 사고 있다.

수영구는 오는 12월부터 광안동에 위치한 수영구문화센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28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를 통해 기존 2033㎡ 면적에서 487㎡ 공간이 늘어나고 안전설비 시설도 강화된다.

이런 반가운 소식에도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 후속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강의실을 폐쇄한다는 일방적인 통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수강생 김부구 씨(가명·광안동)는 "지난 9월 갑자기 12월부터 공사가 시작되니 강의실을 비워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문화원과 구청에 대체할 수 있는 수업 공간을 부탁 했지만 개별적으로 알아보란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리로 내몰린 수강생 500여명은 현재 강의실을 구하기 위해 지역을 누비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또 다른 수강생 A씨(48)는 최근 동료들과 강의실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몇 년간 수업을 받아온 광안리 지역은 대여료가 비싸 외곽지역으로 수소문한지 한 달을 넘기고 있다.

그나마 수업 인원이 많은 과목은 수강료를 모아 강의실 대여와 강사비 지급이 가능하지만 인원이 부족한 곳은 폐강의 길을 걷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수영구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현재 주민센터 등 대부분의 공공시설은 이미 프로그램이 빡빡해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태다"며 "현재로서는 공사가 완료 될 때까지 수업을 휴강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만이 높아지면서 수강생들은 구의 행정부재가 주민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사를 미루다 올해를 넘기기 전 국·시비 지원 예산을 쓰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것.

수영구문화센터 리모델링은 지난해 7월 문화체육부 생활문화센터 조성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 15억원을 확보했지만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 사업에 대한 계획이 바뀌면서 공사가 연장됐다. 여기에는 현직 구청장과 국회의원의 입장차가 달라 힘겨루기 있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정치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공사가 늦어지고 연내 예산 집행 압박감으로 공사가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는 것.

수영구는 내년 6월까지는 공사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지만 거리로 몰린 지역주민들은 당장 올 겨울나기도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