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열린 찾아가는 오륙도 가요제 감만종합사회복지관 편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사회자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힘차게 박수를 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평균연령 80세 신세대 트롯 소화
무반주 노래 첫 등장 ‘인기몰이’
초대가수 무대 올라 무병장수 기원

따뜻한 아침햇살이 늦가을의 추위를 잊게해 주던 지난 10일 오전 10시. 감만종합사회복지관 3층 강당에는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어르신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찾아가는 오륙도가요제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서 자리한 어르신들은 의자에 차례대로 앉으며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사회자 유명의 신나는 노래로 문을 연 이날 행사에는 이경국 관장과 윤형곤 가나병원장, 강경옥 나눔재단 재정이사 등이 참석해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빌었다. 특히 윤형곤 병원장은 자신의 애창곡을 관객들과 함께 불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첫 번째 출연자는 장두복(85) 어르신이 무대에 올라 ‘고장난 벽시계’를 힘차게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뒤를 이어 자신을 7학년 2반 이라고 소개한 최의자 씨는 현철의 대표곡 ‘들국화 여인’을 수줍게 불렀다.

▲ 평소 노래실력을 겨루는 가요제를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메운 어르신들이 출전한 동네가수들을 응원하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다음은 초대가수 미아 무대로 ‘고추’ 등 신나는 트롯을 어르신들께 선보이며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초대가수 무대에 이어진 참가자는 선두능(91) 어르신. 구순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무반주로 노래를 불러 갈채를 받았다.

다음 참가자의 이름이 호명되자 장내는 일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전직 대통령과 동명이인인 전두환(85)어르신의 차례였다. 각하라고 부르는 사회자의 장난 섞인 멘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낙엽’을 구성지게 불렀다.

다시 한번 초대가수 순서. 가야금 병창의 대가 김계자가 어르신들에게 가야금 연주와 함께 민요 메들리를 선사했다.

자신을 김민정의 할머니라고 소개한 김정자(71) 어르신은 유진하의 ‘고추’를 선곡해 고추보다 매운 시집살이를 떠올리는 듯 뒷모습을 보이며 힘차게 불렀다.

뒤를 이은 순서는 이번 가요제의 막내 서기욱씨의 무대. 그는 박일남의 ‘정’을 구성지게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가요제에도 부산이 낳은 최고의 가수 김종규가 나와 자신의 히트곡 ‘동삼 갈매기’를 불렀다. 또 신나는 트롯 메들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한 때를 선물했다.

이어서 김광길(74) 어르신과 유병장(78) 어르신이 차례대로 나와 ‘사랑도 모르면서’와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불렀다. 노고담 초대가수의 까투리타령에 이어 91세의 장정엽 어르신이 무대에 올라 건강한 모습으로 ‘한오백년’을 불러 호응을 얻었다.

다음 차례를 진행하려고 하자 관객석에 있던 정박행(74)어르신이 손을 들어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추억의 소야곡’을 선보였다.

다음 순서는 김형춘(89)어르신의 무대로 ‘개나리 처녀’를 율동을 추며 불러 큰 웃음을 안겨줬다.

모두 12명이 나와 노래실력을 겨룬 이날 가요제에서 영예의 최우수상은 김정자 어르신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정을 부른 서기욱 어르신이 차지했다. 장려상과 인기상은 유병장 어르신과 선두능 어르신에게 돌아갔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11월 어느 날 열린 찾아가는 오륙도가요제 -감만종합사회복지관 편은 소박한 우리 이웃들이 함께 만든 작은 축제이자 잔치 한마당이었다. 모든 어르신들이 복지관의 보살핌 속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