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주 전 부경대총장

신문이 많다. 일간지, 주간지, 순간지 거기에다 홍보지, 광고지, 선교지, 흩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찌라시’라는 일본말의 선전지까지도 있다. 이렇게 많은 신문들이 날이면 날마다 쏟아진다. 모두 다 읽기에는 벅차다.
거기에다 방송까지 공중파, 종편, 케이블 등이 종일 왕왕거리고 있다.

정보의 홍수에 빠져 헉헉거리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다. 몰라도 아무 상관없는 정보가 일방통행으로 쏟아지니 식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치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오늘의 정보시장이다.

이 시장에서는 좀처럼 시장의 원리도 통하지 않는다. 영국의 경제학자가 애덤 시미즈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컨트롤해 공공의 이익에 보탬이 되어주는 것도 아니다. 언론은 제4부로서의 힘이 아니라 황제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양태다. 캐나다의 언론학자 맥루한의 말마따나 언론의 힘은 사람의 의식까지 마사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륙도 신문이 창간한다는 소식이다. 왜 창간하는 것일까. 어떤 필연성 위에서 태어나는 것일까. 필자로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기왕의 언론 시장이 이렇거늘, 이런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고 기존의 매체와는 차별성 있는 매체로서의 생명력을 갖고 태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은 바로 그런 신문의 출현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오륙도 신문은 기존의 신문과 달랐으면 좋겠다. 전국을 하나로 묶는 통신사 뉴스에 의존하는 신문이 기존신문이다. 그래서 기존신문의 대부분은 이 신문이나 저 신문이나 차별성이 없다. 그런데 오륙도가 있는 지역의 작은 신문이 뭣 때문에 전국의 신문을 흉내내며 전국 뉴스에 매달릴 것인가.

오륙도 신문은 일방적인 홍보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신문이 갖는 광파성(廣播性)과 공신성(公信性)에 얹혀 덕을 보려고 부나비처럼 덤벼드는 얼간이 정치지망생에게 얹혔다가는 자칫, 죽도 밥도 안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일단 정치에 개입하면 결과적으로 어느 편이든지 한 편에 줄을 서게 된다. 편드는 쪽이 정의라고 생각하겠지만 절대 정의라고 누가 확신할 것인가. 오늘의 정치행태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발행인의 개인적 신념과 신문이 정치 프로파간다의 도구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새로 탄생하는 신문이 싸구려 정치에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역과 문화를 소중이 하는 신문으로서도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륙도와 유엔묘지가 있는 이 지역이 평화의 발신지가 되게 하는 일, 작은 커뮤니티를 아기자기한 문화지역이 되게 하는 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따뜻한 일을 조명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이웃에 전달해 이 고장에 사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 등등, 가치 있고 재미있고 읽을 만한 신문 만들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 신문이라면 나는 요즘 무더기로 쏟아지는 지겨운 신문들과는 얼마든지 차별성이 있는 신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읽으면 찬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는 신문, 그래서 그 신문의 기사가 사람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신문. 그런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것 외에도 개발할 소재는 많을 것이다.

참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오륙도 신문이 이제 고고의 소리를 내게 되었다. 이 신문은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신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하나가 되어 스스로 제작에 참여하는 신문이 되어도 좋을 성 싶다. 멋진 커뮤니티 신문 만들기에 손을 보태는 성공의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