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대 부경대 거리가 함부로 버려진 각종 전단지와 담배꽁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 저녁을 맞아 대학가를 찾은 사람들이 너부러진 전단지를 밟으며 걷고 있다.

전단지 담배꽁초 등 너부러져
지성의 요람 대학가 명성 무색

단속 인력부족 현장적발 어려워
관리감독 강화, 인식개선 필요

전국 최대 대학로 밀집 지역인 경성대부경대 거리 일대가 전단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밤이면 길거리에 버려지는 전단지 위에 쓰레기가 더해지면서 과연 이곳이 유흥가인지 대학로인지 분간이 안 될 지경이다.

지난 8일 부경대 대학로 거리를 나가봤다. 일대를 돌아다니며 받은 전단지만 10여장. 여기저기 호객 행위로 길을 오가는 시민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저녁 9시가 되자 마사지전단지, 대출명함을 비롯한 상가전단지가 길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전단지를 나눠주는 것만 아니라 아예 길가에 버리면서 가는 불법도 쉽게 눈에 띈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전단지를 주우려고 하면 일부로 뿌려둔 것이니 줍지 말라며 오히려 다그칠 정도다. 바닥에 버려진 것도 홍보의 일종이란 것이다.

특히 주말이 되면 전단지로 얼룩진 거리에는 커피 용기, 담배꽁초 등이 더해져 거리에 넘쳐나는 쓰레기가 도를 넘을 정도란 것이 학생들의 말이다.

부경대학교 김수영 학생은 "학생들이 억지로 받은 전단지를 바로 길거리에 버리는 일이 흔하다"며 "이미 길거리가 전단지로 덮여 있어 사실 담배꽁초나 커피통을 버려도 큰 미안한감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이다"고 밝혔다.

전단지를 길거리에 무단 투기 할 경우 규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장 미만일 경우 8000원 20장 이내 장당 1만 7000원, 20장 이상이면 장당 2만 5000천원에 이를 정도로 가볍지 않은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런데도 전단지가 대학로 길거리에 흩뿌려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구청에 신고 한 후 뿌려지는 전단지에 대한 단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남구의 경우 5000원만 내면 보름 동안 전단지를 배포할 수 있도록 허가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눠준 전단지를 손님들이 버리는 것에 대한 과태료를 물기가 힘들다.

즉 전단지 배포자가 길거리에 일부러 버리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물기 힘들단 얘긴데 실제 이런 상황이 발생되도 현장 단속 인력이 부족해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이 일대 구청에 신고한 전단지 배포 업체만 16곳으로 하루에도 수천장씩 전단지가 쏟아져 나오는 현실이다.

구청 관계자는 "전단지에 대해서는 단속 단원이 일괄적으로 수거해서 과태료를 별도 부과를 하는 한편 분기별로 경찰과 야간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구청에 신고 후 나눠진 전단지 업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경성대부경대 상가번영회 문철우 회장이 길바닥에 버려진 전단지를 손에 들고 대학로거리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경성대부경대 상가번영회 문철우 회장은 상가 활성화 입장에서도 전단지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단지로 얼룩진 거리, 호객 행위로 인해 오히려 대학로 거리를 찾는 이들이 줄면서 지역 상권의 위기를 초래 있다는 것.

문 회장은 "전단지 아르바이트 1시간 일당이 1만원으로 부담스러운 금액에도 불구하고 다른 상가에서 하다 보니 혹시나 뒤쳐질까 하는 마음에 전단지를 배포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이 부산 최고 수준의 상가 임대료에 전단지 인쇄비, 인건비까지 들이면서 손님들을 내쫓고 있다는 것.

상가번영회가 관계 구청 및 경찰과의 협력을 통해 전단지 규제와 환경정화 활동에 앞장서 나갈 계획을 전했다.

합법적인 전단지 배부와 호객행위 근절을 비롯해 전단지 버리지 않기 캠페인을 통해 깨끗한 대학로 거리 만들기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현재 대학로는 자전거 도로, 가로수길, 공연장 등 거리 문화거리 조성을 위해 적지 않은 국가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쓰레기로 인해 이런 공간이 퇴색되지 않도록 민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