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귀신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효석 교장.

2013년 한국식 할로윈 파티 구상
기획·진행 청소년들에게 일임

올해 1만명 관객 예상 후원 줄이어
지역 대표 청소년 축제 성장 기대

해마다 할로윈 데이에 맞춰 귀신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즐기는 아시아공동체학교 세계귀신축제가 올해로 4회를 맞이했다.

축제는 해마다 인기를 더해 가며 어느덧 지역을 대표하는 이색적인 청소년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세계귀신축제 준비에 한창인 아시아공동체학교 박효석 교장을 만나 세계귀신축제 탄생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수천 명이 찾는 축제를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면 얼마나 많은 교육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겠습니까"

세계귀신축제는 지난 2013년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원어민 강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원어민 강사 모임에서 오래된 학교 건물에 할로윈 파티를 열면 어떻겠냐는 의견에 학생들이 자신들의 나라의 귀신을 직접 꾸며 보자는 박 교장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축제가 탄생됐다.

하지만 곧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귀신 축제에 대한 국내 사례가 없어 프로그램 기획부터가 문제였다. 해외 사이트를 뒤져 봤지만 큰 도움을 되지 못했다.

학생들도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박 교장은 대부분의 행사 내용을 학생들에게 맡기는 결정을 내렸다.

"귀신 축제에 대한 참고 자료를 찾을 수 없어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세계에서 처음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규칙도 없다. 자신감을 갖고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봐라"고 응원에 나섰다.

부족한 예산 문제는 박 교장이 발 벗고 나섰다. 귀신의 집으로 꾸며지는 교실을 어둡게 만들기 위한 검정 천이 부족해 큰 비닐을 잘라 유리창에 붙이고 종이 박스를 이용해 귀신의 집을 꾸며 나갔다. 야외무대를 조성하기 위해 금정구청에서 무대를 빌려오고 지인들에게 물품 지원을 받았다.

예산문제부터 기획 실행 단계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평소 한 번 정한 계획은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박 교장의 평소 모습대로 축제가 준비되어 갔다.

그 결과 첫 해 2000여명이 찾았고 해마다 참여자가 늘면서 지난해 6000여명이 찾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부산 문화재단 기업후원도 들어오면서 양적 질적으로 상당히 성장했다.

이중 가장 달라진 것은 학생들의 기량과 태도였다. 소극적이고 움츠려든 학생들이 포스터, 홍보영상을 직접 만드는가 하면 축제의상 역시 재봉틀을 이용해 만들어 냈다. 부스 제작이 어렵다며 용접을 가르쳐 달라는 여학생까지 나올 정도다.

축제 기획 단계부터 학생들이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책임감부터 창의성, 친구들 간의 관계형성,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배워 나가려는 노력 등 학생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라는 것.

박 교장은 "세계귀신축제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일을 찾고 책임감 있게 진행하는 모습에서 큰 성장을 보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박 교장은 세계귀신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청소년 축제로 키워 나갈 전망이다.

인근 고등학교와 연계를 확대해 청소년이 주체가 되고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축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박 교장은 "세계귀신축제는 각 나라의 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인 만큼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만들어 나가는 체험행사,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지는 만큼 지역 주민과 관계기관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공동체학교는 지난 2006년 전국 최초로 설립된 다문화가정과 이주 아동 청소년, 또는 중도입국 자녀들을 위한 다문화 대안학교로 2011년 부산시 교육청 위탁형 대안학교로 지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