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정식 지대장이 어렵게 지냈던 어린 시절을 얘기하며 국내외 어린이들이 가난과 슬픔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봉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고초 겪는 어린이 보고 기부활동
캄보디아 학교 등에 학용품 전달

17년간 의용소방대원으로 헌신
고아원 등서도 아이돌보미 역할

해외여행 중 우연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만난 것을 잊지 못해 국내로 돌아와 기부 활동을 이어가는 의용소방대원 있어 화제다.

지난 8일 부산 남부소방서 대연119안전센터 의용소방대원들은 소방의 날을 맞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TBA 사빌릴학 학교 고아원에 물품을 전달했다.

물품은 의용소방대원들이 직접 모은 것으로 800여장의 의류, 스케치북, 볼펜, 신발, 가방 등 280㎏에 달하며 우리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해외에 물품을 보내자는 행사를 처음 제안한 이는 배정식(수영구·52) 남성지대장.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 광장 인근에서 '꽃보다 소' 가게를 운영하는 배 지대장은 17년간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는 봉사꾼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그가 해외 물품을 보내기 시작한 것은 해외여행 중 우연한 기회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만나면서 부터다.

"지난해 캄보디아 여행 중에 오지 수상마을에 있는 학교를 방문했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여행의 즐거움 보다 아이들이 처해있던 현실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배 지대장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남부소방서 대연119안전센터 의용소방대원들에게 물품 후원을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9일 소방의 날에 맞춰 첫 물품 후원을 시작했다.

늦가을이라 여름옷을 구하기 쉽지 않았지만 경비 마련을 위해 회원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고 대연동 한마음 약국 등도 후원에 동참했다.

현지에서 물품을 나누어 가지는 사진을 보내왔고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에 올해도 2차 물품을 보내게 됐다. 보내진 물품은 50여일 뒤 아이들에게 전달될 계획이다.

배 지대장은 "아이들이 크레파스를 이용해 자연을 스케치북에 옮기고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옷을 나눠 입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행복하다"며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25년 전부터 고아원 등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꾸준히 봉사를 해온다는 배 지대장은 어렵게 살아온 유년시절을 겪어 그 누구보다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는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형편이 너무 어려워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쉬는 날 없는 가게 일 때문에 틈틈이 시간을 내서 하고 있지만 언제나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배 지대장은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5년 전부터 대연성당 내 성프란치스코 집에서 꾸준히 빨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대장을 맡은 이후부터는 명절 물품 전달, 소방서 견학 및 식사 등 봉사 범위도 확대해 가고 있다.

끝으로 배 지대장은 "해외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나눔에 함께 동참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의용소방대원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대연119안전센터 의용소방대원들은 남성과 여성 38명이 활동하고 있다. 화재 시 소방대원 지원, 소방 감지기 설치작업, 장애아동 소방서견학 체험 행사를 비롯해 홀로 어르신 집 고쳐주기, 광안리 환경정비 등의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