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구 대학로 거리가 주류 회사의 무분별한 유동광고물 설치로 보행자의 통행 불편은 물론 젊음과 지성을 대표하는 이 지역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 보행로를 점령한 소주 광고판이 시민과 대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불법 유동광고물 대학가 점령
도시미관 저해 통행 불편 초래
지자체 무관심 불법행위 기승

전국 최대 대학 밀집 지역인 경성대부경대 거리. 청년들의 열정과 문화가 숨 쉬어야 할 이곳이 주류회사의 광고 영업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주회사 유동광고물이 거리를 곳곳을 가득 채우며 도를 넘은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에다 관할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서 불법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 12일 부경대 인근 대학로 거리.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인도 곳곳에 유동광고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학생과 시민들은 인도를 점령한 광고물을 피해 차도를 오가면서 자동차와 보행자간의 아찔한 상황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불법유동광고물은 80~150cm까지 크기가 다양하고 10m 간격으로 대학로를 가득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래 부분에 주차금지라는 문구가 있지만 소주 회사 전속 모델의 사진만 눈에 띈다.

인근 상인에 따르면 광고물이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11월. 처음에는 한 두 개 거리에 보이던 것이 소주 회사들의 광고 경쟁으로 한 달 만에 100여개 이상으로 늘었다.

사실 경성대 부경대 거리는 신제품 출시 또는 주류 시장 판도를 알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 동안 전단지, 현수막 등 주류 광고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광고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성대 학생 이진아 씨는 "가게 홍보를 위해 입간판이 거리로 나오는 경우는 많았지만 주류 회사가 대대적으로 불법 광고물을 거리에 설치하면서 대학로가 소주 광고장이 된 느낌이다"며 "도시미관 저해와 통행에도 불편함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물 규정에 따르면 불법 유동광고물은 크기에 따라 1㎡ 미만은 8만원~35만원, 2㎡ 이상은 35만원~13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높이 150cm의 불법광고물이 대학로 도로를 가득 채우는 동안 제대로 된 적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6개월 동안 적발 건수 또한 전무한 상태다.

남구청 도시관리과는 "불법 광고물에 대한 단속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고 부경대 인근은 중점 관리 대상 지역인 만큼 직원 2명이 상주하면서 단속에 나서고 있다"며 "현황 파악 후 단속을 통해 불법광고물 압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