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순임 전 시의원이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막바지 대본 연습을 하던 중 공연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연극제 여자연기상 경력
30일 초연 앞두고 맹연습

문학관 건립 위해 재능기부
희망의 메시지 전하고 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문학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앵콜 공연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찾은 대연동 연습실에는 여자 셋이 모여 뜨거운 논쟁을 벌이며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까만 밑줄로 가득한 대본을 손에 쥔 배우들을 보니 그 동안의 연습량이 눈에 들어온다.

이 가운데 원장 수녀역을 맡은 송순임 전 부산시의원을 만나봤다.

연극배우부터 홍보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오는 30일 초연을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유치원 원장, 부산시의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녀지만 사실 20대부터 연극판을 누빈 프로 연극배우다.

1970년 말부터 세일즈맨의 죽음, 토끼와 포수 등에 출연했고 1986년 연극 '산지기네'를 통해 제4회 부산연극제 여자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6년 다솜아트홀 개관작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끝으로 정치계에 입문하면서 연극 활동을 중단 했지만 문화예술 정책개발과 조례 제정활동을 통해 꿈을 이어왔다.

그녀가 다시 연극을 찾은 것은 20년을 훌쩍 넘긴 지난 2015년 신의 아그네스. 6.4지방선거 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이후다.

송 전의원 당시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선거 낙선 이후 많은 혼란과 낙담이 있었고 이 시대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여성의 존재감을 부각 시키고 싶었고 서울로만 향하는 문화정책에 대해 연극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연극은 객석을 가득 채우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이번에는 힘들었던 시절 자신에게 용기를 주었던 공연을 통해 또 다른 이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다.

송 전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문학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은 여성으로서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 2015년 성공적으로 마친 연극의 앵콜 공연을 통해 건립관을 짓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아그네스 역의 TBN부산교통방송 김지현 아나운서, 리빙스턴 박사역 안이정 배리어프리영상포럼 회장 역시 재능기부로 공연에 참여했다.

배우 모두가 연극 신의 아그네스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분들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그네스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

끝으로 송 의원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분들이 즐거운 관람과 함께 역사문학관 건립에 작은 벽돌을 놓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연은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경성대학교 예노소극장에서 열린다.

신의 아그네스는?

뉴욕의 한 수녀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으로 젊은 수녀 아그네스가 자신의 갓 태어난 아이를 죽여 쓰레기통에 버린 혐의로 법정에 회부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아그네스 수녀와 수녀의 정신감정을 하러 온 여의사, 그녀를 법으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원장수녀, 이 세 사람의 만남으로 파헤쳐지는 진실과 충격을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