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촉망받는 정치인이자 사업가로 명성이 높았던 오송대 교수가 자신의 근황을 설명하며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한때 촉망받는 정치 유망주서
후진양성 힘쓰는 교수로 변신

청소업체 문 닫고 ‘절치부심’
시민휴양림 조성 새로운 목표

한 때 최연소 구의원과 청소업체 대표로 주가를 올렸던 오송대 전 남구의원. 그는 어느 순간 정치와 담을 쌓으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 지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오 전의원은 대학 강단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교수로 변신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지난 17일 만난 오 교수는 희끗희끗한 머리가 생경했지만 풍채는 여전히 듬직하고 단단해 보였다.

안부를 묻는 질문에 오 교수는 “매주 두 차례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낙으로 살고 있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어 보인다.

오 교수는 경남정보대학교 인문사회분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말이면 양산 석계에서 도시농부로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오 교수는 지난 1995년 제2대 남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촉망받는 정치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3년 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민련 소속 시의원 선거에 뛰어들었고 보기 좋게 낙선했다.

“그 때는 정말 무서운 게 없었어요. 떨어지고 나니 덧정이 없더라구요.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오 교수는 불혹의 나이에 정치를 계속하느냐 마느냐의 귀로에 놓이게 된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부경대 경영학과 박사과정 시험에 응시했고 합격통지를 받았다. 이후 2008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대학 강단에 서며 변신에 성공한다.

이렇게 정치의 시련을 이겨낸 오 교수에게 이번에는 사업에서 큰 어려움이 닥쳐오기 시작했다.

남구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해 오던 오 교수는 노조의 파업과 해당 관청의 예산 동결 등으로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5년간 계속되는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그는 결국 업체를 포기해야만했다.

그는 30년간 땀을 흘렸던 업체가 문을 닫았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1985년 처음 입사한 이후 청춘을 바쳤던 직장이 문을 닫아야만 했을 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노조원의 복지를 위해서도 나름 최선을 다했고 관과의 협조관계 유지를 위해서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정치와 사업에서 잇따라 시련을 겪으면서 그는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대학에서 후진양성에 매진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 찾기에 골몰했다. 먼저 기존의 임대사업을 내실 있게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자신이 세를 놓은 대연동 부산은행 인근의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음식점이 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지역경제활성화에 일조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 뿌듯하다고. 지역봉사를 위해서도 다시 한 번 뛸 생각이다. 현역시절 16개 봉사단체에서 활동했던 경험과 자비를 들여 지역경로당을 개소한 그가 아니던가.

오 교수는 얼마 전부터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자신이 구입한 양산 석계 부근의 부지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휴양림을 만들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많지만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단계적으로 완성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듬직한 체구만큼이나 후덕한 정치인으로 촉망을 받았던 오 교수가 후진 양성을 위해 교수로 변신한 이후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시민의 건강과 여가선용을 위한 자연휴양림 조성 사업이 뜻대로 이뤄져 또 다른 성공신화를 써나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