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흥우 남부경찰서장이 보이스피싱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부산시중앙신협 직원 등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딸 납치 협박범 돈 인출 요구에
신속히 경찰 신고 신변 확인도
부산역 조직원 검거 결정적 역할

부산시중앙신협(이사장 김명수) 직원의 기지로 고객의 보이스피싱을 막고 범인까지 체포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25일 부산시중앙신협 대연금융프라자 지점에서 지점장 손영호(41)씨, 직원 오정아(39)씨, 고객 김말연(69)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검거에 이르기까지 적극 협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평일 오전 신협 지점에서 벌어진 보이스피싱 조직원 체포 과정은 한 편의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할 만큼 긴장감이 넘쳤다.

사건은 지난 20일 고객 김 씨가 부산시중앙신협 대연금융프라자 지점에 돈을 출금하기 위해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직원 오 씨는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지점을 방문한 김 씨로부터 현금 1000만원 출금 요청 받았다. 하지만 오 씨는 고객 김 씨가 불안한 표정으로 계속 통화를 하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고 "혹시 보이스피싱에 당하고 계십니까?" 내용의 메모지를 내밀었다.

이어 김 씨는 자신의 딸이 납치돼 있으니 돈을 가지고 나오라는 협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전화를 끊으면 딸의 신변을 보장 못 받는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글을 적어 내밀었다.

사태가 파악이 되자 지점 직원들은 신속히 움직였다. 손 지점장은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또 다른 직원은 딸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시간 동안 오 씨는 통장 비밀번호가 맞지 않다며 시간을 끄는 기지를 발휘했다.

김 씨는 자신의 딸이 안전하다고 확인 되자 경찰의 범인 검거에 협조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전화 통화를 계속하며 경찰과 함께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 통화를 했지만 범인은 부산역에서도 자리를 옮겨 가며 접선 위치를 바꾸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결국 정오를 넘긴 오후 12시 30분 돈을 받기 위해 부산역 1층에 나타난 말레이시아인 A씨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최근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4500만원을 가로채 중국으로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말연 씨는 "직원의 기지와 경찰 도움으로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이 가득한데 감사장 까지 받게 돼 영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