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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의 삶 구두처럼 반짝였으면향기로운 삶&인물/구두수선공 송승민 씨
서영태 기자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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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5  18: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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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승민 씨가 자신의 일터에서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밝히고 있다.
장애를 앓고 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꾸준히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이웃이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용호동 삼성시장에서 구두수선 가게를 운영 하고 있는 송승민(용호동 64) 씨.

지난 8일 용호1동 파출소 맞은편에 위치한 송 씨의 구두수선 가게를 찾았다. 1평 남짓한 가건물에서 구두 수선에 한창인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바닥은 오랜 망치질로 굳은살이 자리 잡고 있었고 손톱은 까만 구두약이 끼어 있었지만 따뜻함이 묻어났다.

송 씨는 어릴 적부터 소아마비를 앓아온 지체장애 3급 장애인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고 생활하지만 누구보다 풍성한 삶을 살고 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찾아온 장애인들을 위한 민원해결 부터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쌀 기부, 장애인 행사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지역아동센터 후원자로 활동하며 지난 1월에는 부산시로부터 남구열린지역아동센터 명예 센터장 직함까지 받았다.

고교 졸업 후 무작정 상경
불랑배에 붙잡혀 구두와 인연

송 씨가 구두수선과 인연을 맺은 것은 44년 전 취직을 위해 연고도 없는 서울을 무작정 찾으면서 시작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역에 도착한 그는 여기서 불량배에게 붙잡혀 6개월 동안 곤욕을 치렀다.

"서울역에 내리자마자 불량배에게 끌려가 배운 것이 바로 구두를 닦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도망가다 붙잡혀 곤혹을 치른 상처가 지금도 온몸에 가득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6개월 동안 붙잡혀 배운 구두수선일을 여태껏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송 씨는 겨우 도망쳐 나와 명동에서 구두 수선공으로 취직을 했지만 당시 하루 일당 5000원으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다.

구두 수선으로 경력을 쌓은 그는 20여년 전 다시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마음만으로도 기뻤던 기억이 새록 새록하다.

우암동 내려와 자리잡고 새출발
도시미관 해친다고 여러 번 쫓겨나

송 씨가 자리 잡은 곳은 우암동 부산외국어대학교 인근. 목이 좋은 곳은 보증금이 비싸 가게를 낼 엄두도 내지 못했고 찾고 찾아낸 곳이 한적한 이곳 우암동이었다.

이때부터 송 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늘었고 곧 부산외대 내에 작은 점포를 열었다.

송 씨는 2007년부터는 용호동 삼성시장으로 구두방을 옮겨 생업을 이었다. 지금이야 상인회 활동까지 하며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에는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쫓겨나기도 여러 번 했다.

"아침에 가보면 구두 수선 장비들이 다 사라져 찾아다니기 일쑤였습니다. 황령산 터널 부근에 주로 버려졌는데 수차례 가서 찾아와 다시 영업을 반복했었죠. 그래도 옆에서 도와준 분들 덕분에 지금은 길 건너편에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요"

   
▲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송승민 씨가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봉사 통해 감사의 마음 전해
장애인협회 이사로 후원 앞장

송 씨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애인 협회를 통해 쌀을 기부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의 민원 해결에 앞장서다 보니 장애인 협회에서 이사로 활동하게 됐어요. 정말 어렵게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쌀을 기부하고 행사 후원금을 내게 된 것 같아요"

이후 송 씨는 가게 한 켠에 모금함을 놓고 본드칠 등 비교적 간단한 수선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에는 4~5년간 모금함에 모인 돈 200만원으로 쌀을 구입해 남구에 기탁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년 전인 2015년도에는 남구장애인협회로부터 위탁을 받아 18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자활을 위한 구두수선 교육을 맡아 후진 양성에도 공을 들였다.

그 중 5명이 자활에 성공해 현재까지 구두수선공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런 후배들을 만날 때가 가장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지역아동센터 명예 센터장 위촉
장애인 자립 구두수선 교육 계획

3년 전부터는 용호동에 위치한 지이아동센터와 인연을 맺으며 후원자로 활동 중이다.

지인 소개로 조금씩 내던 후원금이 센터의 딱한 사정을 듣고 운영비와 월세의 일부분까지 부담하고 있다.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부산시로부터 명예 센터장 직함까지 받았다.

지난 7월에는 독지가들과 힘을 모아 일본 후쿠오카 여행 경비를 마련해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계속해서 힘이 닿는 대로 나눔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실 난 가족이 없이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동센터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후원하고 싶습니다. 봉사한다는 마음보다는 아이들에 나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고 있다는 고마움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두수선 무료 교육을 통해 장애인 자립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의 삶이 구두처럼 반짝였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의 아픔을 딛고 자수성가해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가 다시 한번 봉사를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시작이 반짝이는 구두처럼 빛나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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