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하구 최향숙

파릇파릇한 캠퍼스! 그보다 더 싱그러웠던 젊은 청춘들의 발걸음이 떠올라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피어난다.

새로운 출발 선상에선 두 아들의 모습이 대견스러운 한편 이젠 둥지를 떠나는 아기 새를 보는 것처럼 짠한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돼지해에 태어난 큰 아들은 올 봄 새내기 대학생으로 객지에서 생활하게 됐고, 둘째 아들 역시 자동차고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됐다.

엄마로서 갑자기 할일이 없어진 게 홀가분한 반면 가슴 한 켠 구멍이 뻥 뚫린 것만 같다.

추운 겨울을 견뎌내야 새순이 돋는 봄 아지랑이를 반갑게 맞이할 수 있듯 힘들고 어두웠던 지난 시간들 역시 지나고 나면 미래의 자양분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로는 얘기하면서도 자식이 좀더 잘해주었으면 하는게 솔직한 심정이었고 대놓고 비교했던 보통의 엄마!

남들처럼 학원이다 과외다 사교육을 제대로 한 번도 시키지 않았지만 방과후 수업과 보충수업만으로 첫째는 대학에 합격했다.

둘째는 남들 다가는 대학보다는 기술을 제대로 배워 산업역군으로 성장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한다.

그들 앞에 펼쳐질 그림을 떠올려보면 스무 살 무렵 내가 느꼈던 풋풋했던 모습들이 떠올라 아련함이 밀려온다.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 갈수만 있다면 ….

새롭게 시작하는 아이들과 달리 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아니 오히려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어렵게 잡았지만 두려움과 자신감부족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해버렸다.

일상이 쳇바퀴 돌듯 똑같이 굴러 가는 것처럼 보여도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일상탈출을 꿈꾸지만 아! 어느새 내 나이가 얼만데? 하고 움츠러들게 되고 새로운 기술이나 정보에 선뜻 다가서질 못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지 않는가?

새봄 새로운 출발을 위해 마음을 굳게 다잡고 첫발을 힘차게 내디뎌야겠다.

독자(사하구 장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