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중고등학교 교사로 40년 봉사 중인 안기형 신임 교장.

"며칠 전 문해교육반 할머니가 찾아와 선생님 평생 처음으로 혼자 은행에 가서 돈을 뽑아왔다며 만원권 지폐 몇 장을 흔들며 자랑을 하더라구요. 감사하다며 손을 잡아주는데 이일을 어찌 포기 할 수 있겠습니까"

올해 3월부터 남부중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안기형 교장은 올해로 팔순을 맞은 고령의 나이이지만 가르침에 대한 열정은 그 어떤 교사보다 높다는 주위 평이다.

특히 남부중고등학교의 창립부터 지금까지 40년간 봉사 해오면서 누구 보다 학교에 대한 애착이 크다.

안 교장은 "이 곳을 찾은 학생 대부분은 오랜 기간 배움을 꿈꿔온 학생들이다"며, "이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안 교장과 남부중고등학교의 첫 인연은 1972년 '부산남부중학교'가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당시 성지공업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였던 그는 가난으로 배움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돕기 위해 한 걸음에 이곳을 찾았다.

낮에는 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밤에는 야학 선생님으로 활동하며 몸도 피곤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을 찾아온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다.

▲ 안 교장은 남부중고등학교 창립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다.

지난 40여 년을 돌이켜 봐도 이 일을 그만 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긴 세월동안 학교 이름, 위치, 학생 연령대도 모두 변했지만 여전히 이곳 교실을 지키며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안 교장은 "배움을 위해 이곳 문을 두드린 학생들을 들을 보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며, "교사 생활을 하면서도 일반학생들보다 야학에서 가르친 이들에게 정을 더 줬고 내 인생도 잘 풀리고 즐거워 진 것 같다"고 밝혔다.

여든의 나이에 매일 이곳에서 수업하기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100살이 되어서도 이곳에 남고 싶다며 건강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