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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요? 사시는 날까지 모실 겁니다
행복한 공동체 취재팀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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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2  14: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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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느리 최영란 씨가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시라며 시어머니 손재남 여사를 껴안고 있다.

95세 시어머니 27년째 봉양
수족같이 움직이며 극진 케어

낙상사고 때 마음 가장 아파
잘 커준 아들딸 시모가 준 선

 

30년 가까이 시어머니를 모시며 효를 실천하고 있는 며느리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남구 대연1동에 거주하고 있는 최영란(57)씨다.

영란 씨는 지난 1996년부터 시어머니 손재남 여사를 모시기 시작하며 지금까지 27년 간 지극 정성으로 봉양해 오고있다.

올해 95세인 시어머니 손재남 여사는 이러한 며느리의 섬김 덕에 백수(白壽)에 가까운 나이에도 별다른 지병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을 하고 있다.

영란 씨를 만난 건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12일 오후였다.

부산공고 맞은편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눌렀다.

세상에 알려지는 게 부끄럽다며 얼굴을 붉히는 영란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음료수를 내놓는 그에게 시어머니의 건강상태를 묻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영란 씨는 최근 팔이 아픈 것 빼고는 나이에 비해 건강하시다고 말한다.
“구순이 훨씬 넘으신 나이에도 귀가 잘안 들리는 것 빼고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팔이 아프다고 하셔서 병원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영란 씨는 남편과 지난 1990년 서면에서 신접살림을 차린 이후 5년간 1남 1녀를 출산, 여느 가정처럼 생활을 해왔다. 5년 후 시어머니가 문현동 집을 처분하면서 대연동에서 집을 합쳤다.

서른 살밖에 안된 새댁이 무슨 마음으로 시어머니를 모신다는 생각을 했을까.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남편이 어머님을 모시자는 말에 며느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힘들 부분이 있는 줄 알았으면 다시 한 번 생각을 했을 겁니다(웃음)”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그동안 힘들고 지친 적이 왜 없었을까.

영란 씨는 그동안 변실금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의 위생 건강을 위해 주기적으로 목욕을 시켜드려야 했고 병·의원은 물론 경로당을 오가며 수족같이 움직였다.

5분 대기조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정작 영란 씨는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얘기한다. 다만 시어머니의 건강문제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적은 몇 번있었다고 회상한다.

최근의 일로는 지난 2년 전 낙상으로 인해 병원에 장기간 입원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연로하신 관계로 뼈가 붙지 않아 어머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로서는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다행히 완쾌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어머님을 더욱 잘 모셔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시어머니를 모시는 동안 영란 씨의 몸은 조금씩 지쳐 갔다.

우선 귀가 어두운 시어머니와 큰 소리로 대화를 하다 보니 목상태가 늘 좋지 않다. 또 하루 종일 시어머니를 케어 해야한다는 강박증과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을 앓기 시작했다. 하루 2~3시간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지면서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영란 씨는 늙으신 시어머니 앞에서 아프다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가족들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어 혼자서 눈물을 삼킬 때도 많았다고.

이럴 때면 그는 집 가까이에 있는 산성교회를 찾아 기도를 통해 마음을 달랬다.

어떨 때는 무작정 차를 몰고 지인의 가게에서 차를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배려가 그에게 약이 됐다.

할머니를 유난히 따랐던 아들과 딸은 영란 씨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외출할 때면 할머니를 돌보며 자리를 대신했다. 무뚝뚝한 남편도 곁에서 힘을 보탰다.

“가족이 있어 어머님을 더 잘 모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딸이 제자리를 대신해 할머니를 모시는 모습을 볼 때면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아들이 결혼하기 전에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속상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요양병원으로 모셔도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영란 씨는 무슨 소리냐며 손사래를 친다.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어머님을 끝까지 집에서 모시고 싶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게 모시다가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강산이 세 번 바뀔 동안 시어머니를 극진봉양하고 있는 영란 씨의 소원은 무엇일까.

그는 시어머니를 꼭 껴안으며 큰 소리로 무병장수하시라고 얘기한다.
“어머니를 볼 때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다가 주무시는 잠에 하늘나라로 가시기를 매일 기도합니다. 저는 벌써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하는 아들과 예쁘게 커준 딸을 볼 때면 어머님이 그동안 고생했다고 저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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