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우는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100여 곡이 넘는 작품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실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명성을 쌓고 있다.

학창시절 소년 가수로 인기
대구교대서 늦깎이 작곡 전공

동요~트로트 100여 곡 작곡
팝송 500여 곡 통째로 외워

부산국제음악제 등 공연기획도

싱어송라이터 박건우는 말 그대로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가수로 30여 년을 활동해 오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작사 작곡한 작품만 100여 곡이 넘는다. 장르도 다양해 동요에서부터 발라드, 로고송, 캠페인송, 트로트까지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박건우는 팝송 전문가수로도 명성이 높다. 통기타만 있으면 악보 없이 수 백곡을 연주하며 노래할 수 있어 7080 팬들이 유난히 많다.

그는 지독한 평화주의자다. 그래서인지 곡 대부분이 ‘평화’를 주제로 하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위해 다시 한번 창작 의욕을 불태우겠다는 가수 박건우의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박건우는 1962년 부산 남구 우암동 189번지에서 2남 4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우암동 구시장에서 ‘진양제과’를 운영했던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4살 때부터 노래에 소질을 보였다.

과자공장에 오는 날이면 당시 최고의 히트곡인 김용만의 ‘회전의자’를 즐겨 부르곤 했다.

어린아이 입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의자에/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라는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이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은 얼마나 웃기고 신기했을까.

초등학교 5학년 때는 팝송을 처음 접했다. 띠동갑 큰누나가 구입한 LP판을 돌려가며 외우고 또 외웠다. 이때 익힌 팝송이 지금의 팝송 전문가수 박건우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기타를 배우며 가수로서의 본격적인 실력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소풍만 가면 스타가 됐다.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당시 유행하던 팝송과 가요를 부르면 여지없이 박수갈채를 받았고 자존감은 날고 커져갔다.

수산대학교(현 부경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하면서 노래 동아리에 입회했다. 여기서 본격적인 노래 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동아리 친구 자취방에서 기타 실력을 키워 ‘C&C카페’에서 라이브 가수로 활동했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친 후 곧바로 해병대에 입대했다. 여기에서도 끼는 숨길 수 없었다. 해병 11연대 그룹사운드 싱어로 발탁돼 두각을 나타냈다. 사단 군가 경연대회에 나가 연이어 입상하면서 연대장의 귀여움을 받고 특별휴가까지 받았던 기억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대를 하면서 음악과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금융회사에 취직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고 이후 수산식품 유통업 등 다양한 개인사업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1998년도에는 결혼에 골인, 고명딸도 얻었다. 사업도 가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비교적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가슴 한 켠에는 갈급한 무엇이 자라나고 있었다. 바로 그동안 잊고 살았던 노래에 대한 열정이었다.

21세기를 알리는 2000년 새해 아침 그는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마음껏 써보겠다는 다짐을 한 그는 동요부터 작곡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곡이 ‘우리가 만나면(2002)’이었다.

이 곡은 2005년 열린 남북종합예술대전에서 음원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후 무주 반딧불이 동요제와 독도수호궐기대회에서 ‘아리랑독도’ 등을 발표하면서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박건우는 여세를 몰아 2006년도에 대구교육대 음악과에 입학했다. 음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곡을 전공하면서 지도교수로부터 다른 학생들과 다른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재학시절 녹음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인들의 작품에 곡을 붙이는 ‘시노래’를 만들기 시작하며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크로스오버 음악을 구사했던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마침내 졸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앞날에 꽃길만 있을 것만 같았던 그의 인생은 병마의 검은 그림자에 신음하게 된다. 그동안 곡을 만든다며 몸을 사리지 않은 까닭이었다.

건축기술사로 일하는 형님의 권유로 밀양의 한 원룸에서 요양에 들어갔다. 몸과 마음은 아팠지만 작곡에 대한 열정은 놓을 수 없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미친 사람처럼 작품을 쓰는 것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만류도 해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지금까지 작곡한 곡의 절반 이상이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인간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고 얼마 되지 않아 고통의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부산문화재단에 공채돼 대중음악예술가로 활동하게 된다. 소외된 어르신들의 가정을 정기적으로 찾아 옛 가요를 들려주고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보람된 순간이었다.

블루윙스라는 공연기획사와 함께 부산문화 발전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부산시민의 날 행사와 부산마루국제음악제 프린지 콘서트 등을 기획해 호평을 받았다.

2014년부터는 오륙도신문 문화사업부에 객원 가수로 이름을 올리며 오륙도를 노래한 ‘오륙도 패밀리’를 선보였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다는 오륙도 일원에서 버스킹 행사도 오랫동안 이어갔다.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저어라”라는 속담을 새겨들었다.

청소년 뮤지컬 ‘우리들의 칸타빌레’를 제작지도하고 학교폭력 방지 캠페인송 ‘우리들이 만들어 가요’, 부산시교육청 부패방지 청렴 캠페인 뮤지컬 공연, 장애 청소년 성폭력방지 캠페인송 ‘난 소중하니까’를 세상에 내놓았다.

제14회 통일음악예술제에서는 ‘우리가 만나면’이라는 곡을 KBS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공중파를 타게 됐다. 직접 지휘까지 맡아 곡의 완성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 모습을 바라본 마산의 부림합창단은 지휘자로 와달라며 러브콜을 보내게 된다. 가수 겸 작곡가, 그리고 지휘자로서 첫 인정을 받는 순간이었다.

부산교통방송국에서도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로고송을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와서 기꺼이 응했다.

잘나가던 시절, 덩달아 꿈도 커져 가던 그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왔다.

다름 아닌 코로나의 습격이었다. 추진하던 사업이 모두 중단되면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가만히 주저앉아 세상을 원망할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부산국제영화제 주제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2021)’이었다. 또한 자유 억압으로 고통받는 미얀마인들을 위해 ‘미얀마의 봄(Everything will be OK)’이라는 곡도 비슷한 시기에 발표됐다.

이곳저곳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동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다시 한번 실력을 인정받으며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버스킹을 통한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막힌 숨을 뚫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던 때부터 지금까지 3년간 자갈치 남항 야외무대에서 매주 공연을 펼치며 시민들의 시름을 달래주며 위안의 시간을 가졌다.

어둠의 긴 터널과도 같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무엇이 중한지를 깨달았다. 바로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이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인생의 마지막을 세계 평화를 위한 봉사를 하겠다고.

사랑과 행복, 자유를 내포하고 있는 ‘평화’는 이제 인생의 키워드가 됐다. 이것은 가수 박건우에게 있어 음악이란 삶의 희망이라는 말과 맞닿아 있다.

“음악은 저의 삶의 희망입니다. 힘들과 지칠 때 유일하게 안식을 주는 것이 바로 ‘뮤직’입니다. 사람들에게 안식과 평화를 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죽는 그 날까지 계속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