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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어촌에서 만난 1102버스■특별기고/김강호 근대문화안내사
따뜻한공동체 취재팀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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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8  11: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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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길거리에서 우연히 눈에 띈 현수막이 나의 인생에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

‘부산지역 근대문화 자산연구를 위한 안내전문가 양성’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 일로 여겼지만, 그 후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부산, 창원, 목포 등 지역에서 근대 문화유산 보존에 힘쓰며, 근대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친 해였다.

지난 몇 년 동안 부산, 창원, 목포 등 지역에서 근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우리의 역사적 유산을 지키고자 했다.

부산은 6·25전쟁에서 1129일 동안 1023일간 조국을 수호한 피란수도며 그 중심에 다크문화가 현존한다. 하지만 이러한 근대 문화유산은 충분한 조사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며 경제적인 이유 아래 개발과 철거의 위기에 놓여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유산 보전의 경제적 효과가 입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존은 종종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여겨진다. 그런 가운데 나는 어느 날 시골에서 뜻밖의 역사를 마주하게 됐다. 지인의 후배가 운영하는 고성군에 있는 수성그린비 팬션에서 발견한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를 담은 특별한 버스 차량번호 71가 1102가 주인공 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될 때 사용한 그 버스. 당시 상황을 상상하며 버스를 찾아가 본 나는 놀라움과 감동에 휩싸였다.

팬션 주인은 경기도에서 장기간 주차비에 부담을 갖고 있던 상황에서 그 버스를 폐차하지 않고 보존하고자 했던 선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버스는 이곳 고성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를 담은 새로운 장소로 거듭날 것이라 굳게 믿었다.

2009년 4월 30일 봉하마을을 출발에서 고속도로 생중계에 이르기까지 그 버스는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후 생활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였다. 그런데도 이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버스는 오랜 세월을 혼자 우두커니 서 있다. 이러한 사실에 나는 우리가 얼마나 역사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이 버스는 그저 외진 어촌 팬션의 마당에 방치되어 있지 않다. 이곳은 노무현 대통령의 성지로 거듭나기 위해 주인의 애정과 노력을 받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소박하고 소중한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 나는 팬션 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역사를 후세에 전해지도록 이곳을 보존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 작은 어촌이 곧 또 다른 역사적인 성지가 될 것이다. 그 소박한 마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감 어린 눈물의 이야기와 수행원들의 증언이 다시 울려 퍼질 것이다. 이 버스는 고철이 아닌 우리 역사 한 페이지의 주인공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작은 어촌 마을을 떠나며 1102 버스를 뒤돌아봤다. 그래도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다시 올 것이며 그때까지 이 작은 곳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가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했다.

김강호(근대문화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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