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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그 이름, 다시 빛나는 날을 기다리며■오륙도 글샘 / 정도건 경남공고 교장
지방자치 취재팀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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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3.12  10: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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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건 숨쉬는 동천 자문위원/경남공고 교장

 어느덧 어머니의 첫 기일이 돌아왔다. 살아 계실 때에는 그렇게 깔끔하게 집을 정리하고 아침저녁으로 꼭 온천천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만보기를 가지고 다니며 걷기도 하셨는데 넘어져서 고관절을 다치신 이후 걷지를 못하게 되자 아무것도 어머니 마음대로 되는 게 없었다.

 고관절을 다친 지 1년 반을 넘기지 못하고 어머니는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돌아가시고 나니 이런저런 아쉬움이 밀려와 아직도 어머니가 사시던 동네를 지나가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 어머니의 첫 기일을 맞이하여 우리 가족은 모두 성당으로 가서 어머니를 위한 미사를 드렸다.

 비록 고관절을 다쳐서 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시기는 했지만 사시는 동안은 참으로 건강하게 지내셨다. 그것은 온천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사시던 아파트는 온천천 바로 옆에 있었고 어머니는 볕이 좋은 날은 온천천에서 친구분들과 함께 일광욕도 하시며 노년을 누리셨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우리 형제들은 모두 어머니가 백수는 거뜬히 누리리라고 생각했다.

 맑은 물이 흐르고 깨끗한 강변에 넉넉히 놓여진 운동기구들은 온천천 주변의 아파트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러한 환경을 바라보며 우리 부부도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갈까하고 집을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온천천 근처에서 산 세월만큼 우리도 문현동에서 그만큼 살았기에 쉽게 이사를 하지는 못하고 어머니 집으로 가기에 더 교통이 편리한 곳, 지하철이 더 까까운 곳, 그리고 동천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머니 집에 더 자주 갈 수 있는 준비를 다 해 놨는데 그 환경을 많이 누리지 못하고 어머니는 가시고 말았다.

 그런 어머니의 기일을 맞이하여 온천천을 떠올리며 우리 동네의 동천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 아들들은 모두 동천 옆에 있는 성동중학교를 다녔다. 중학교를 다니던 우리 아이들은 동천을 똥천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똥천에서는 똥냄새가 난다고 했다. 흐린 날은 학교 운동장에서도 똥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런 동천이 어느 날부터는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잠시 맑은 물이 흘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다시금 물이 탁해지고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동천 옆을 지나갈 때마다 동천에 대해 안타까운 대화들을 하곤 한다.

동천 살리기가 왜 안될까? 왜 살릴 수 없을까? 과학과 기술이 얼마나 발달 돼 있는데 이 냄새 하나 못 잡는다는 말인가! 라는 대화들을 반복해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근무를 하고있는 직장에 동천살리기 운동 단체(숨쉬는 동천)의 이용희 회장님께서 찾아 오셨다.

나는 너무나 반가웠다. 앞으로 동천을 살리기 위한 활동들을 듣게 되었고 나도 동천살리기 운동의 일원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힘을 보태서 동천을 살릴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돕겠다고 했다. 동천을 끼고 있는 남구에 사는 모든 구민들의 마음이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어머니가 사시던 그 나이대로 접어들 날이 멀지가 않았다. 우리 동네에도 온천천 같은 동천이 만들어진다면, 물고기가 뛰어노는 동천이 만들어진다면 이곳에서 노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볕이 좋은 날은 동천을 바라보며 일광욕을 하고 맑게 흐르는 물길따라 걷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은 큰 우산을 받쳐들고 천천히 동천가를 거닐며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똥천이란 이름은 역사 속에 묻히고 밝고 빛나는 동천이라는 이름만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 되는 그런 날을 두 손 모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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