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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카詩/ ‘황혼’ 김정숙 作
디카시  |  ord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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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3.18  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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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도도했던 시절 지나니

듬성듬성 힘 빠져나가고
아슬아슬 매달린
바람 앞에 새털 같은 세월

                       - 김정숙 -


(맛있는 디카시)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에는 두 종류가 있다. 현재 몇 시인가?에 해당되는 물리적으로 흘러가는 누구나 갖게 되는 객관적인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과, 사람마다 특별한 가치와 의미가 부여된 측정할 수 없는 주관적인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이다.

시인의 ‘황혼’은 산과 하늘이 맞닿아 가는 정상에 올라 서서히 익어가는 석양을 안으며 젊은 날의 도도했던 시절을 떠나보내고, 바람 앞에 선 새털 같은 현재에 대한 서글픔과 동시에 이제 어떤 관점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가지게 한다.

삶은 불가피하게 지속적인 카이로스의 시간과 간헐적인 크로노스의 시간이 반복되는 것이다.

생애주기 마지막은 카이로스의 시간에 따라 내 삶의 우선순위를 되짚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볼 필요가 충분히 있다.

올빼미는 황혼이 저물어져서야 날개를 편다.
황혼은 마지막 숲으로 가는 우아한 날갯짓이다.


- 백운옥(세계사이버대학 겸임교수, 부산디카시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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