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0월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시 주최 구대항 체육대회 행사 때 찍은 사진이다.

구청 사진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입사한지 4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 됐던 기억이 난다.

당시 27살이었던 나는 슬라이드 필름과 네거필름이 든 사진기 2대를 들고 행사장 곳곳을 돌며 땀을 흘렸다. 처음 가본 구덕운동장 잔디구장과 낯선 사람들 때문에 진땀이 날 정도였다.

다행히 우리 남구 주민들은 각종 종목에서 상위에 입상했고 나는 덩달아 신이 났었다.

사실 그 때는 사진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한 장면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아침 일찍부터 동료 직원들과 행사장에 도착한 탓에 배도 고팠지만 도시락으로 싸온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직장 상사는 사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몇 번이고 주지를 시켰다.

연말 구정보고대회 때 사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참 군기(?)가 든 나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 남구청 김맹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