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화구이 전문 포차 '와이라노'

제법 매서운 바람이 불면서 포장마차의 계절이 다가왔다. 때문인지 최근 뜨끈한 국물과 함께 부담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실내 포차들이 인기다.

이 가운데 부산남구에서 맛 과 함께 향수를 자극하며 우리 동네 연예인포차 '와이라노'가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대남포차에서 광안대교 방면으로 골목을 조금만 따라가면 '와이라노'가 있다. 18평 규모의 아담한 실내에는 7080노래가 잔잔히 흐르고, 벽 여기저기에는 손님들이 남기고간 글과 낙서들이 정겨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야구선수 출신의 주인장
직화구이 전문 포차

'와이라노'는 가게 이름만큼 주인장 권영주 씨(48)의 이력 또한 독특하다. 야구선수 출신에 이어 스파게티 전문점 실장의 경력을 갖고 있다.

선수생활시절 선후배들의 음식을 도맡아 하면서 요리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권 씨는 이후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근무하며 전문적 요리사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권씨는 "우리 포차는 특히 양념이 다른 곳과 차별되는데 예전 스파게티 요리점에서 개발한 소스들이 퓨전식으로 잘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고 말 한다. 또한 "손님들 중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메뉴에 없어도 만들어서 대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응이 좋아 냉장고에 다양한 재료를 사둔다"고 한다.


뜨끈한 만두전골과 매콤 한 쭈꾸미가 땡낀다면

'와이라노'는 직화구이 전문 포차다. 천연 야자열매 숯과 함께 꼼장어, 갈비살, 쭈꾸미, 닭발 등 다양한 재료들이 석쇠 위에 올려지면 냄새만으로도 군침을 돌게한다.

최근에는 추운 날씨 탓인지 손님들이 만두전골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큼지막한 왕만두에 굴, 우동사리, 야채, 두부 등이 주인장의 손 크기만큼 듬뿍 들어간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두툼한 만두로 배를 채우니 몸이 절로 따듯해진다.

▲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만두전골이 인기 메뉴로 올라섰다고 한다.

▲ 신선한 쭈꾸미와 삼겹살이 야채를 만났다. '와그라노' 쭈삼 불고기

하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는 대표메뉴가 있는데 바로 쭈꾸미양념 숯불구이. 퓨전소스에 버무려진 신선한 쭈꾸미가 석쇠 위에 올려지면 저절로 소주잔이 생각나게한다. 직접 먹어 보니 부드러운 쭈꾸미의 식감 과 함께 살짝 매콤한 맛이 입 안을 행복하게 만든다.

'와이라노' 간판에는 연예인 포차라는 독특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바로 이곳 주된 단골손님들 가운데 문화예술업에 종사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

그래서인지 지역의 연극팀, 밴드, 극작가, 가수 등이 예전 향수를 이야기하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곧잘 볼 수 있다. 한번은 문화예술업에 종사하는 하는 단체들이 약속도 없이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단체회식 분위기 만들어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 '와이라노'는 권영주 사장이 직접 쭈꾸미 숯불구이를 구워준다

주인장 권 씨는 "손님들이 이곳에서 든든히 배도 채우고 덤으로 옛 향수를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며, "자리는 부족하지만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정겨운 웃음을 지어 보인다.      ☎ 010-7743-8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