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 10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례없는 고령화와 핵가족, 저출산이 겹치면서 몸이 편찮은 노인을 안전하게 부양할 수 있는 가정은 점차 줄고 있다. 그 대안으로 최근 노인의 건강을 돌보며, 동시에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노인의료기관이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요양병원이다. 24시간 의료 서비스는 물론이고 편안한 주거공간 역할까지 맡아 제2의 집으로 불리고 있다. 요양병원이라고 해도 치매를 전문으로 다루는 곳이 있고, 재활에 중점을 두는 등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세밀히 분석한 후에 선택해야 한다. 남구의 대표적 요양병원 세 곳을 찾아봤다.

자연과 문화 숨쉬는 숲속 병원 '그랜드자연요양병원'

▲ 그랜드 자연요양병원은 쾌적한 주변환경을 자랑하며 부산의 대표적인 요양병원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매달 음악회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 강점
최상의 시설 … 3년 연속 적정성 1등급 평가

아침이면 새소리가 울려 퍼지고, 병상 어느 곳에 누워도 꽃과 나무가 보이는 곳. 대연동 황령산 자락에 자리잡은 그랜드자연요양병원이다.

지난 2007년 개원한 이 병원은 지상 4층 4000㎡ 면적에 2000㎡의 잔디광장, 1만여㎡의 산림욕장 등이 병원을 감싸고 있다. 도심 속 자연이라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거동 불편한 장기 입원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은 환기가 가장 큰 골칫거리. 하지만 병원은 산바람이 불어와 천연 탈취제 역할을 한다. 병실 내 쾌적함이 국내 병원 중에서 으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최고가 아니면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자부심 아래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서 꾸준히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 그랜드 자연요양병원에서는 매달 정기 음악회를 통해 환자와 가족 간의 힐링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천혜의 환경과 우수한 시설 못잖게 그랜드자연요양병원의 자랑거리는 문화가 있는 병원이라는 점이다. 매월 2차례 정기 음악회가 열리는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환자 치료를 돕고 있다.

특히 개원 이후 한 차례도 빠짐없이 진행되는 그랜드정기음악회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환자와 가족 그리고 병원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나용승 병원장이 직접 색소폰 연주도 펼친다.

매월 넷째주가 되면 부산문화재단과 함께 클래식, 무용단, 전통국악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환자와 가족들이 함께 즐기고 있다. 지금도 오는 8월 열리는 난타 공연 준비를 위해 병원직원과 환자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5년간 이어온 미술심리치료는 환자 개개인을 특별 관리해 효과를 높이는 한편 상설 전시장을 통해 환 자와 가족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근래 웃음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는 웃음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 나용승 병원장

관내 복지관 의료봉사, 장학금 전달, 문화공연 개최 등 지역 공헌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직원 자녀 장학금 전달은 병원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함께 서비스 정신 함양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진료 과목으로는 내과, 외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노인의학과, 한방과 등이 있고 7명의 전문의와 120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www.grandnature.kr

그랜드자연요양병원
개원-2007년
규모-지상 4층(연면적 4000㎡)
병상수-199병상

요양병원 한계 넘어 창의적 치료법 개발 '윌리스 요양병원'

▲ 윌리스요양병원의 김태유 병원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29일 병원을 찾은 허남식 시장과 함께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남구 최대 규모…신경계질환 전문병원 표방
브레인헬스, 일기장 개발, 치료에 적극 활용

대연 6동에 위치한 윌리스요양병원은 ‘환자는 편안하게, 가족은 행복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난치성질환이 많은 신경계질환을 치료하는 신경계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개원한 이 병원은 지하 2층, 지상 9층(연면적 4792㎡)으로 남구 요양병원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도시철도 2호선 못골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탁월하다.

현재 8명의 전문의와 1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진료과목으로는 신경과, 내과(1,2,3)정형외과, 한방과, 안과 등이 있다.

▲입원 환자들에게 '브레인 헬스'로 치료하는 모습.

앞서 말한 것처럼 윌리스요양병원은 요양 못지 않게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는 치료에 무게를 두고 있다. 뇌파검사기, 순음청력계, 신경전도검사, 신경인지검사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 설립 이념에 걸맞는 창의적인 치매 치료법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2년 병원 인근에 설립한 인지과학연구소를 통해 뇌 건강과 인지증진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혁신적인 치료법들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게임하듯 문제를 푸는 브레인헬스. 아이패드에서 화면을 터치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중력, 기억력, 언어능력, 계산능력 등의 퇴행한 인지능력이 골고루 향상된다. 지역 보건기관에 보급하고 최근 일본 등 해외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림에 색을 입히며 인지영역을 활성화시키는 ‘아트브레인’이나 ‘일기장’ ‘인지 카드’ 등도 만들어 환자들에게 활용하고 있다. 치매환자의 인지교육과 재활운동을 위한 ‘볼 굴림’ 장치 등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일상에서 손쉽게 뇌 휴식을 돕는 건강체조, 진정재활운동, 두통예방운동 등도 만들어 환자와 일반인 등에게 보급하고 있다. 입원 환자들의 산책과 휴식을 위해 지난해 옥상조경을 만들어, 산책로와 휴게데크 등을 옥상에 조성했다. 병원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에 선정됐다. www.willishospital.co.kr

윌리스요양병원
개원-2007년
규모-지하2층, 지상 9층(연면적 4792㎡_
병상수-273개

맑은 공기 환상 조망, 가만 있어도 힐링 '제니스파크요양병원'

▲우암동 제니스파크요양병원은 공원과 같은 여유로운 공간과 가족같은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다.

우수한 의료진, 복지프로그램 자랑
우암국민의 숲, 부산항대교 조망

지난해 개원한 제니스파크 요양병원은 우암동 국민의 숲을 앞마당 삼아 부산항 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환상적인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연면적 1747㎡에 지상4층 지하 1층의 규모로 병원 옥상에 오르면 국민의 숲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앞으로는 부산항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진료과목으로는 외과, 한방과, 재활의학과, 산부인과 등이 있으며 4명의 전문의와 50여명의 직원들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제니스파크요양병원은 직원 모두가 1등급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병원장이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여성질환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조재현 병원장

타 병원에 비해 환자와 의사수가 많지않아도,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같은 분위기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때문에 담당 의사 3명이 함께 회진하며 환자 개개인을 파악하고 있다. 의사들 간의 의견 교환도 용이하고 개별 담당환자가 아니라 우리병원의 환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또한 미술치료, 영화감상, 회상치료 등 다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의 신체적인 기능향상을 돕고 있다. 특히 날씨 좋은 날이면 넓게 펼치진 숲에서 약초를 심으며 자연을 접하며 힐링시간은 이곳에서만 엿볼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http://zenithpark.kr

제니스파크요양병원
개원- 2013년
규모- 지하1층 지상4층(연면적 1747㎡)
병상수-105병상

요양병원은 '병원' 요양원은 '복지시설'

헷갈리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요양병원과 요양원, 한 글자 차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간격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높다.

우선 요양병원은 글자 그대로 병원이다. 치료에 무게를 두는 의료시설이다. 반면 요양원은 노인복지법의 적용을 받는 일종의 복지시설이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의 적용을 받고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으로 재원을 충당한다. 요양병원은 병원으로서 의사와 간호사 및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의료법이 규정한 시설·장비를 갖춰야 한다.

병실료는 대학병원의 80%로 산정해 받으며 6개월까지 장기 입원할 수 있다. 단점은 간병비가 비급여로 책정돼 간병인을 개별적으로 써야 한다.

반면에 요양원은 노인복지법 적용을 받고 재원은 건강보험이 아닌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담당하고 있다. 복지개념이 강해 정부로부터 간병비 지원이 많아 환자 부담이 비교적 적다. 의료인 외에도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도 설립이 가능하다. 반면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맞지 않다.

쉽게 말해 의학적인 필요도가 높은 장기요양 1, 2등급 환자는 요양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의학적필요도가 낮은 3, 4등급 환자는 요양원으로 가서 돌봄서비스를 받는 게 낫다.

*요양병원 관계자가 말하는 요양병원 선택 7계명
1. 전문의 상주, 직접 운영 여부
2. 환자 1명당 간병인 수
3. 사회복지, 재활, 치료프로그램
4. 협력병원이 가까운지 확인
5. 의료시설 및 편의서비스 보유
6.식사 및 병원 위생 상태
7. 친환경적 여유공간 휴식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