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아도

많이도 울었다
배고픔에
정情 고픔에

밑바닥 세상에서 통곡을 했다
어두운 강물에서
산소 없는 공기에서

부엌을 바라만 보는 자는 모르고 있다
오물냄새 피할 수 없는 시궁창에서
흐느끼는 외로움을···

쓰고 있는 인정人情의 가면을 벗으면.
파편으로 일그러진 육신 뿐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삶의 현장

날은 저문데
그렇게 살아도,
그렇게 살아도······

▲ 시인 이말례

 

[시평]시인은 이번 첫 시집 '그렇게 살아도'에서 주변부 삶들의 고통과 인간으로의 따뜻한 응시를 함께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시인의 가족과 이웃, 풍경 등 생활 속의 시를 통해 우리 인간의 궁극적 정신적 풍요로움이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는 탐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