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둥9단으로 알려진 허동환씨가 대연동에 신나는 극장을 개장하면서 제2의 개그인생을 펼치고 있다.

"우울증을 앓는 40대 여성분이 우연히 저희 공연을 본 뒤, 즐겁게 웃고 기분이 상쾌해진다며 매 공연마다 찾아오세요. 그런 분들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때 개그콘서트 개그대국 코너에서 짙은 다크서클에 5대5 가르마를 하고 온 국민을 웃긴 개그맨 허동환(43)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일명 ‘허둥9단’으로 알려진 허 씨는 지난 4월말 모교인 경성대 앞에서 코디미 전용극장인 ‘신나는 극장’을 열고 고향 부산에서 새로운 개그 인생을 살고 있다.

서울로 간지 22년만의 귀향이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3학년 때인 1992년 제2회 대학개그제에 입상하면서 허씨는 개그맨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3년의 오랜 무명시절을 겪은 뒤 개그콘서트의 개그대국에서 ‘개그 들어간 거야?’라는 유행어를 터트리며 반전 유머로 단숨에 개그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허씨는 최근 4년간 영화 ‘친구’를 웃음 코드로 한 ‘바라바라' 시리즈로 전국 투어와 방송으로 활발히 활동해 오다 2년 전 고향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러브스타트'로 부산 시민들에게 큰 웃음을 주며 매진 행렬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 4월 30일에는 '신나는 극장(경성대·부경대역 1번 출구)'을 개관하고 '러브 인 매직' 작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20~60대까지 고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개관작 '러브 인 매직'은 바라바라, 러브스타트에 이은 친구 패러디 세 번째 작품. 한층 업그레이드 된 유머와 함께 마술쇼를 선보여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코미디+연극+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가 대표로 있는 ‘신나는 극장’은 단순한 소극장을 넘어 부산·경남 지역의 후진을 양성하는 ‘개그 아카데미’ 역할도 하고 있다.

허씨는 인터뷰 말미에서 “남구 대학로 거리에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 전용극장을 개관한 만큼 많은 분들이 반겨 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음 전도사의 역할 뿐만 아니라 후배 양성과 문화공연 콘텐츠 개발·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고 포부를 밝혔다.

허씨 본인이 오랜 무명생활을 겪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보다 나은 공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

22년만에 고향을 찾은 허동환의 연출가, 배우, 교육자로서의 제2의 삶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