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이기대'를 집필한 곽태욱 작가가 이기대의 유래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기대 올바른 역사관 심어
문화 원형 살리는 데 앞장

이기대를 소재로 한 장편 소설을 집필해 출간을 앞두고 있다.

남구 문현3동에 살고 있는 소설가 곽태욱(60)씨는 최근 전국적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기대에 관한 장편 ‘소설 이기대’를 썼다. 이기대를 소재로 한 소설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오는 이기대에 관한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곽태욱 작가는 "남구지역에 이기대 지명에 대해 구전으로 내려오는 여러 설을 문학 작품을 통해 정확히 규명하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남구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기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소설을 쓰게 됐다"며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기대는 1993년 시민들에게 개방되기 전까지 군사작전지역으로 통제되었던 곳으로 그 지명을 놓고 아직도 정확한 유래가 밝혀지지 않아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곳이다.

두 명의 기녀라는 뜻을 가진 '이기'를 놓고 현재까지 세 가지 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두 기녀의 무덤이 근처에 있다는 설, 경상좌수가 두 기생을 데리고 놀았다는 설, 그리고 임진왜란 때 논개처럼 어느 기생이 적장을 안고 바다로 뛰어 들었으며 그래서 '의기대(義妓臺)'라고 불리워야 한다는 설 등이 전해져 온다.

곽 작가는 이 설 중에 두 기생이 적장을 안고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정설이라고 소설을 통해 단정 지었다. 여러 문헌과 고증이 이를 증명하고 이기대 입구에 남아 있는 두 기생의 무덤과 지역 원로들의 증언을 미뤄 짐작해 보면 모두 이 설과 일치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060여 쪽 분량의 소설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범한 일본인 적장 후손들이 무덤을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두 기생의 삶과 출신, 임진왜란 당시의 용호동 지역의 생활상 등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 백년 간 남구에 거주해 오고 있는 가문의 자손들이 직접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소설은 또 임진왜란 당시 환경과 좌수영성, 황령산 봉수대의 편재와 인원까지 하나하나 조사해 이뤄졌다.
곽 작가는 의문이 생길 때마다 박물관, 도서관을 방문해 고문서를 연구하고 지역의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묻고 또 물으며 소설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소설 이기대를 시작으로 백운포, 신선대 등 구전으로 전해오는 전설을 문학으로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설 이기대’는 용호동 향토사학자 왕종문 씨와 전 부산교대 공기화 교수가 감수를 맞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곽 작가는 1986년 삼성문학상 장편소설 부분 수상을 계기로 문단에 이름을 알린 후 지금까지 갯내꽃, 인다리, 돌아보는 축대, 담벼락 일기 등 다양한 작품을 출간했다. 부산소설가협회와 부산남구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향토사와 관련된 전설, 설화 등의 지역문화 원형의 작품화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