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닮았다는 말
들을 때 기분 좋아
산책 공놀이 즐기며
넘치는 에너지 발산”

바나는 암컷으로 태어난지 1년하고 4개월 되었습니다.

첫 만남은 금정구의 셰틀랜드 쉽독만 기르고 분양하는 집에서였어요. 그날 작은 박스 너머 고개를 내밀고 있었던 바나를 보고 바로 '저 아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아지를 데려오기 전부터 수백가지 이름을 떠올리고 고민했는데, 배우 에릭 바나 Eric Bana를 좋아해서 'Bana'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부르기 쉽고 예뻐서 그대로 당첨!

풀네임은 '바나 바라밀 썬더 세븐일레븐 샤인우드'인데요. 썬더는 태어났을 때 이마에 번개모양으로 나있는 하얀 털 때문에 넣었고, 세븐일레븐은 바나가 태어난 날 7월11일에서 가져왔어요 ㅋㅋ 샤인우드는 순종혈통의 성이구요.

바나 성격은 얌전한 편이고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런데 무료한건 참지 못해요. 놀 때만큼은 어마어마하게 활발해지고 활동량도 상당합니다.

셸티(셰틀랜드 쉽독)는 원래 양을 모는 개로 양 무리 사이를 휘젓고 다니던 본성이 남아있어 하루에 적어도 30분 이상은 산책을 해야 신체적, 정신적 욕구가 충전이 된다고 해요.

그래서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라도 산책을 데리고 나가려고 하고, 주말이면 2시간 이상 신나게 뛰어다니는 시간을 가져요. 바나 덕분에 산책하는 좋은 습관이 생긴거죠.

바나는 주로 광안리 바닷가에서 갈매기를 전속력으로 쫓으며 모래사장을 누비고 다닙니다.

함께 산책하러 나갔을 때 바나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인물 좋다" 이구요. 뛰는 걸 볼 때는 "고놈 참 잘 뛰네" 라는 말도 많이 들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주인하고 많이 닮은 것 같아요"라는 말도 자주 듣는 답니다.

바나는 '공바라기' 입니다.

밖에서 유유히 움직이는 갈매기 쫓기를 제일 좋아한다면 집에서는 단연 공놀이가 최고의 장난감이에요. 잠들기 전까지 가지고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공을 던져달라고 가져와요.

때로는 설거지 하는 제 뒤에 살포시 공을 내려놓고는 몇 분이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 애교스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공을 안 던져줄 수가 없어요.

서울에서 살다 내려온 저의 부산생활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신랑의 권유로 강아지를 기르게 되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마다 똑같이 반갑게 인사해주는 친구가 있어 좋고, 바나와 함께 생활패턴을 만들어 나가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모습이 좋습니다.

또, 바나는 어쩌다 키우게 된 개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생활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데려온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크게 느낍니다.

밥을 충분히 안먹을 때는 좋아하는 단호박이나 고구마, 닭가슴살을 익혀서 같이 주는데요, 아이를 길러보진 않았지만 밥을 안 먹을 때 안타까운 마음은 비슷할 것 같아요.

바나가 잘 먹고, 잘 싸고,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할 만큼 잘 놀 수 있도록 챙겨주는 게 처음에는 또 다른 과제처럼 느껴졌었다면 이제는 아주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또 셸티는 주인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기에 맞춰 행동할 줄 아는 똑똑한 아이라 상황에 따라 알아서 얌전하게 있을 때는 고맙고 대견스럽기도 해요.

바나가 저와 신랑이 함께 있을 때 제일 편안함을 느끼는 걸 볼 때면 행복함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