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장훈 주민대표가 소음과 매연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을 대표해 문현터널 동편 상부공간을 공원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얘기하고 있다.

매연 등으로 주민 건강 위협
터널 위 공간 복개 공원조성을

"마을에 있는 소나무 잎을 손으로 만져봐요 시커멓게 물들었죠? 운전자들은 도로가 생겨나 교통이 편해졌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마을 주민들은 수십년간 고통을 받고 있어요"

대연6동 도시고속도로(번영로) 상부공간 연결을 요구하고 나선 주민 대표 박장훈(73) 씨의 첫마디다.

고령의 나이에도 쌀쌀한 바람을 안고 주민 진정서를 받으러 다니는 박 씨는 평화롭고 살기 좋은 옛 고동골을 되찾는 것이 꿈이다.

대연동 지역에서 40여년 이상 살아온 박 씨는 공무원 퇴임 후 주민자치위원, 재개발추진위원 등 활동해오며 마을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박 씨는 "도시고속도로가 생겨나며 소음과 분진에 시달려왔지만 주민 모두가 국가 사업인 만큼 고통을 참아 왔다"고 말한다.

마을을 가로 지른 도로가 생기고 사업에 실패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마을의 기운이 끊어졌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이를 크게 문제 삼진 않았다.

박 씨가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주변 이웃들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부터다.

지난 15년 동안 남녀를 가리지 않고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동네 이웃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자체가 부유한 형편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선 이들은 없지만 박 씨는 분명 차량 매연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박 씨는 "창문틀, 마당 등 시커먼 매연 분진으로 가득하다"며 "주택 뿐만 아니라 마을 인근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보면 시커먼 매연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데 이는 사람들 건강에 치명적이다"고 말한다.

박 씨는 지난 7일 부산시장에게 주민 500여명의 진정서를 부산시장에게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정치권 사무실부터 구청에도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복개 도로 추진을 건의하고 나섰다.

박 씨는 "최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복개도로를 통한 마을 공원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분단된 마을을 다시 하나로 이어 아름다운 옛 고동골 마을로 돌려 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