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눈썹 달인 이화춘 대표가 시술을 하던 중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대표는 8년간 시술 1만 5000회를 달성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중 뷰티페스티벌 대상 받아
1만 5000회 시술, 30분 완성
공부 계속 토탈 멀티숍 소망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달인이라 부른다.

남구 대연동 지역에 속눈썹 하나 만큼은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의 실력자가 있다는 소식에 직접 찾아보았다.

대연동 못골지하철역에 위치한 '핑크 속눈썹 네일' 이화춘(37) 대표 .

평범하게 보이는 가게 외부 모습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오전부터 속눈썹을 붙이러 온 손님들로 가득하다.
잠시 후 속눈썹 아트의 달인 이화춘 대표를 만나 볼 수 있었다.

화려한 색조 화장을 한 뷰티숍 직원과는 달리 이 대표의 첫 인상은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이었다. 대신 속눈썹을 붙이는데 쓰이는 글루(본드)로 인해 거칠어진 손끝에서 그녀의 경력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8년간 이 대표가 붙인 속눈썹은 어림잡아 1만 5000회. 지금도 하루에 10~15명의 속눈썹 시술을 직접하고 있다.

그 결과 남들은 1시간~1시간 30분 걸린다고 하는 속눈썹 시술을 단 30분이면 완성하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다. 지난 8월 벡스코에서 열린 한중 뷰티페스티벌에서 속눈썹 아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실력 또한 입증해 보였다.

이 대표가 속눈썹을 처음 시작한 것은 9년 전 마트 진열 도우미로 근무하던 때였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어린 나이부터 마트에서 일했지만 좀처럼 생활이 나아지지 않아 돈을 벌기 위해 속눈썹 시술을 시작했다.

출장방문을 시작으로 원룸, 그리고 대연동에 어엿한 '핑크 속눈썹 네일'을 내기까지 3년이 걸렸다. 남들은 3년 만에 어엿한 가게를 쉽게 차렸다고 볼 줄 몰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출산 전날 저녁 9시까지 일하고 다음날 아침에 아이를 낳고 출산 후에도 7주일도 채 안돼다시 가게로 나올 정도로 일에 빠져 살았다.

원룸 월세도 빠듯한 상황에 손님들 불평, 항의를 수습하느라 눈물로 지새운 밤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이 대표는 인내와 서비스 정신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평소 인내심이 강한 성격에다 마트 판매왕까지 수차례 차지 할 정도로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 결과 입소문이 나면서 예약손님만으로도 하루 일정이 빡빡할 정도가 됐다.

흘러간 시간만큼 돈을 모아 집도 장만하고 제법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하루 10명 이상의 손님은 꾸준히 시술하고 있다.

게다가 남는 시간에는 속눈썹 아트를 잘한다는 뷰티숍을 찾아다니며 배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남들은 돈독이 올랐다는 말도 하지만 속눈썹 아트가 천직인 것 같다"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일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여성 미용을 다루는 일은 인내와 친절한 서비스를 잊지 말 것"을 주문했다.

현재 이 대표는 종합뷰티미용학과에 재학하며 토탈 멀티샵을 준비하고 있다. 한 분야에 달인으로 불리지만 만족하지 않고 앞을 향해 꾸준히 한걸음 씩 내딛는 그녀의 앞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