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햇살이 내리던 지난달 30일 대연동에서 윌리스모니터아트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태우(윌리스병원장)관장과 용호동 섭자리에서 P&O갤러리를 꾸려나가고 있는 옥춘희 관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둘은 신경과전문의와 레스토랑 대표라는 다른 직함을 갖고 있으며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점이 닮아있다.
첫 만남인데도 불구하고 두 관장은 지역 갤러리 활성화 방안에서부터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바빴다.

▲ 김태유 관장과 옥춘희 관장이 용호동 P&O갤러리에서 지역문화 발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 반갑습니다. 한번 찾아뵙기가 힘드네요. 이렇게 만나고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막상 P&O갤러리를 둘러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옥: 정말입니까?(웃음) 사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임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낙후된 지역입니다. 특히 문화공간이 전혀 없어 외부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태유 관장

"생활 속 문화 심기에 모두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김: 어떻게 이런 곳에 갤러리를 열 생각을 하셨습니까? 저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못할 일이라서요.

옥: 사실 남편 직업관계상 외국을 많이 다녀봤습니다. 그런데 세계 유명하다고 하는 명소도 이기대 만큼 좋은 곳이 흔치 않았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시설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알고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과 오랜 상의 끝에 갤러리를 열자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이와 함께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음식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레스토랑도 함께 열게 됐습니다.

김: 여하튼 대단하십니다. 사실 저도 평소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모니터아트갤러리를 지난해 문을 열었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지나가다가도 들를 수 있게 주택과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 갤러리를 꾸렸습니다. 생활 속 문화 심기가 중요하다고 보고 말입니다.

옥: 갤러리가 대연동 못골시장근처라고 했지요?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이곳보다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김: 사실 아직까지도 갤러리 하면 문턱이 높은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날씨가 되면 문을 활짝 열려고 합니다. 사실 닫혀있는 문을 열고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기란 쉽지 않거든요.

옥: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여기는 그래도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우연히 왔다가 갤러리를 보고 모두들 감탄합니다. 얼마 전에는 해작사 사령관님도 들러 참모들과 한참동안 지역 문화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김: 홍보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륙도신문 등 지역신문사에서도 지면을 할애해 전시 소식을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옥춘희 관장

"지역 문화 공간 잇는 문화벨트 구축 시급합니다"

옥: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갤러리나 소극장 등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분들의 협의체도 어서 빨리 결성돼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공간들이 클러스터를 이뤄 하나의 문화축을 이뤄야 한다고 봅니다.

김: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럴 때 시너지효과는 대단하다고 봅니다.

옥: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남구의 경우 경성대부경대 쪽은 어느 정도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만인 것 같습니다. 관광벨트도 중요하지만 문화벨트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화와 관광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수레바퀴와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원장님 장난감 박물관도 가지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김: 아 그것은 현재 사이버상에 존재합니다. 박물관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시 등에 타진을 해봤지만 최소 10000㎡ 이상의 공간이 필요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오래전부터 세계 각 나라의 장난감을 모아와 이제 그것을 전시하려면 어마어마한 공간이 필요한데 요원한 것 같습니다.

옥: 대단한데요. 어서빨리 좋은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륙도축제 때라도 장난감 일부를 공개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역문화에 젊은 문화 즉 대학문화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구간의 자연스러운 문화 흐름이 지역문화를 더욱 살찌우고 건강하게 만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 그렇죠. 저도 모니터아트갤러리를 통해 젊은 작가들을 많이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옥 관장님이나 저나 갤러리를 통해 지역문화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더 힘을 쏟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옥: 저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갤러리를 다양한 장르의 문화가 융합되는 공간으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강좌를 열 생각이고 신진작가 발굴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김: 참 좋은 말씀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두 갤러리의 발전은 물론 지역의 모든 문화공간이 힘을 모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늘 너무 반가웠습니다.

옥: 저 역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문화는 자꾸 잇고 이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두 갤러리라도 문화벨트로 엮어 공통된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갤러리는 물론 문화공간 대표 분들과의 연대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