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환 교수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어르신들이 손수 만든 작품을 가리키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3일 그랜드자연요양병원 2층 문화홀에서 입원 중인 어르신들의 미술심리치료 작품 전시회 '그림으로 마음읽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전시회장에는 윤석환 교수(미국사우스웨스트종합대학교 미술심리치료학과)가 병원 측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아 이목을 끌었다.

윤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이곳에서 미술심리치료 봉사자로 활동하며 환우들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다.
 

미술치료는 그림 그리기나 점토 공예, 종이접기 등 미술이라는 창작활동을 통해 개인의 성격과 심리상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보다 안정적이고 성숙한 심리상태로 이끌어주는 전문적인 치료방법이다.

특히 고령의 노인들이 느끼기 쉬운 무력감이나 치매예방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윤 교수는 10여 년 전만 해도 미술심리치료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심리학은 처음부터 전공으로 시작한 이들도 있지만 아픔을 겪은 자신의 마음을 알고 싶어 시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또한 힘든 일을 경험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심리학을 공부했고 미술과 심리학을 접목한 미술심리치료사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봉사 활동을 통해 윤 교수 자체도 놀랄만한 일들을 경험 했다. 병세가 호전되는 환우들의 모습에서 삶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손 떨림으로 붓을 잡기도 힘든 환우가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손을 떨지 않는 모습과 치매 환자가 미술치료 수업을 할 때만큼은 순간적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보이는 기적을 마주 할 때 마다 행복감을 맛봤다.

윤 교수는 자신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노인미술치료 기법의 체계적인 설계 방법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하고 2013년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6년 전 그랜드자연요양병원에서 처음 강좌를 열 당시 파킨스병에 걸린 한 어르신이 찾아와 5일만 있다가 하늘로 떠날거다고 말씀 하신 것이 떠오르네요. 그랬던 어르신이 6년 동안 모든 수업에 참여하며 엄마, 아들하며 지내고 있지요"

가끔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경우도 많지만 일주일 한 번 하는 이 수업만큼은 빼먹을 수 없다고.

윤 교수는 현재 어린아이부터 80대까지, 그리고 병원환자부터 교도소 수용자들까지 다양한 현장에서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전포종합사회복지관, 참사랑유치원, 남구자원봉사센터, 부산교도소 등 그가 봉사한 곳만 10여년 동안 90여 곳이 넘는다.

윤 교수는 "봉사를 통해 삶의 질과 행복지수 만큼은 이전 보다 향상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봉사의 참맛을 함께 알아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