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재단 강경옥 상임이사(좌측)와 새빛기독보육원 박정규 원장이 서동춘 군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며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새빛기독보육원 서동춘 군
나눔재단 등 후원 힘입어
능력개발원 보조강사채용

지역 복지기관과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청소년이 홀로서기에 성공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새빛기독보육원 서동춘(20)군이다.

동춘 군은 최근 지적장애를 딛고 H능력개발원 보조 강사로 취업했다.

지난달 27일 동춘 군을 만나러 새빛기독보육원을 찾았다. 교육실에서 만난 동춘 군은 조금은 어눌한 말투에 소극적인 행동을 보였지만 웃음만은 잃지 않는 밝은 친구라는 인상을 받았다.

동춘 군이 처음 이곳에서 생활한 것은 15년 전으로 지적장애와 언어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었다.

내성적인 성격과 함께 학습속도가 또래에 비해 늦었지만 성실함만큼은 누구 못지않아 보육원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부산혜성학교 전교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궂은일도 도맡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 동춘 군의 꿈은 조리사가 되는 것이었다. 평소 요리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 나눔재단 봉사자들의 급식봉사 때마다 주방을 찾아와 음식 준비부터 설거지 까지 도맡아 할 정도였다.

양파까기, 돈가스 튀기기, 김치찌개 등 음식도 곧잘 만들어 보육원 식구들과 봉사자들은 동춘 군이 조리사가 되는 것을 응원하며 돕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동춘 군이 필기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세가 되면 보육원에서 나와 스스로 생활해야 하는 만큼 생업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었다.

학교에서는 직업 교육 훈련으로 박스 접기 한다는 소식에 평소 동춘 군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새빛기독보육원 박정규 원장이 보다 전문적인 직업을 찾아 주기 위해 나섰다.

전문가와 상담도 하고 보육원 관계자들과 회의도 수차례 진행한 결과 타일 기능공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타일 기능공은 필기시험이 없을 뿐 아니라 성실한 동춘 군이 할 수 있는 전문직이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학원비 마련을 위해 나눔재단이 후원자 모집에 나섰고 ㈜범양버스 오은택 대표가 지원을 약속했다.

다행스럽게도 동춘 군도 타일 기능공 일에 흥미를 느꼈다. 후원자들의 마음이 전해졌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타일 기술을 배웠다. 학원이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대부분을 학원에서 보냈다.

1년 동안 성실한 동춘 군을 지켜본 학원 대표는 동춘 군을 타일 기능사 보조 강사로 채용했다. 스스로 생활하고 저축할 정도의 급여도 받게 됐다.

동춘 군은 곧 보육원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기자가 첫 월급을 가장 먼저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어보자 "낡은 보육원 화장실, 목욕탕 타일 작업을 자기 손으로 바꿔주고 싶다"고 밝혔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순수 청년 동춘 군의 밝은 앞날을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