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이주여성 원옥민·한유리 씨(사진 왼쪽)가 자신들의 일터인 문현동 아우르미 카페에서 직접 만든 세계 전통차를 선보이고 있다.

카레스다, 밀크티 ‘찌아’ 등
고향차 권하며 이웃과 소통
문화나눔 프로그램 운영 꿈

남구 문현4동 롯데마트 맞은편에 위치한 ‘아우르미 카페’(남구 지게골로 56).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지난 연말 문을 연 이곳은 현재 중국과 페루, 베트남, 네팔, 러시아 등에서 시집온 여성들이 카페지기로 근무하고 있다.

대로변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아니지만 일반 커피부터 각 나라별 전통차 까지 판매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에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며 이웃주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인기 카페지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게 문을 열어 봤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베트남 출신 원옥민(문현동 25)씨와 네팔 출신 한유리(토성동 25)씨.

부산 사투리를 능숙하게 써가며 인사하는 두 카페지기는 우리주변 젊은 새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먼저 2년 6개월 전 한국으로 온 옥민 씨는 남구종합사회복지관과 2년 전 한국어공부 교실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출산으로 육아에 힘쓰다 복지관 근로역량강화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와 한국어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3월부터 복지관 내 카페에서 근무하면서 영업 노하우를 익혀 지금은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와 쿠키를 직접 만들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먹는 차가운 카페라떼 '카페스다'는 올 여름을 겨냥한 메뉴로 그가 손수 제조 방법을 전하고 있다.

오륙도 자연 절경이 좋아 남편과 자주 이기대를 찾는다는 옥민 씨는 남구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네팔에서 5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유리 씨는 지난해 9월 첫 바리스타 수업을 받은 초보 카페지기다.  네팔에 있을 때부터 커피를 좋아했다는 유리 씨는 에스프레소 제조가 전문 분야다. 최근에는 쿠키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네팔의 전통 밀크티 '찌아'를 신 메뉴로 내놓아 큰 인기를 끌자 한층 고무돼 있다.
바다가 넓은 부산이 좋다는 유리 씨는 빠른 시일 내에 남구 이기대를 찾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얘기한다.

국적은 다르지만 이들은 오늘도 메뉴개발과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프로그램 강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카페 서빙은 물론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여행대비 일일 회화배우기, 원데이 디저트 만들기 등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주민들과 만나고 싶다는 게 옥민 씨와 유리 씨의 계획이다.

어린 나이에 말도 통하지 않는 먼 타국으로 시집와 바리스타라는 직업으로 제2의 인생을 열어나가는 젊은 새댁들의 꿈을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