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모

“다양한 생태계를 탐방하여 구성요소와 기능을 체험하면서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생태관광이 될 수 있다”

주5일 근무와 현장체험학습이 강화되면서 주말과 휴가기간이 되면 너나할 것 없이 교외로 나선다. 이왕이면 그냥 관광보다는 이름마저 그럴듯한 가족단위의 생태관광을 나서면 한결 있어 보이기도 한다.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까지 경쟁적으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진정 생태관광이 무엇인지?

세계는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환경분야, 해양수산분야, 문화관광분야 모두가 생태관광이다.

생태관광의 시발은 집단(mass)관광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하면서 최초로 제안되었으며 유타간 반도북부에 위치한 홍학 번식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세레스툰 강 하구의 마리나 계획 반대운동을 주도하면서 생태관광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어 일반화 되었다.

마리나 개발 대신에 습지 관찰을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을 활용해서 생태계를 보호하는 동시에 고용을 창출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한데서 유래되었다.

이후 환경보호와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염두에 두고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 있는 관광으로 정의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생태교육의 일환으로 우수한 생태계를 대상으로 하는 관광으로 발전하였다.

생태관광은 관광의 태도가 생태적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여 골프관광이 골프를 대상으로 하는 것처럼 생태관광은 생태계를 대상으로 하는 관광으로 의미가 변천한 것이다.

생태계(ecosystem)는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무생물 환경과 생물 두 부분의 집합체이다. 따라서 그 구성요소인 무생물 환경 부분과 생물 부분에 대하여 먼저 알아야 하며 이들이 상호작용하여 일어나는 생태계의 기능에 대해서도 이해하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껏 만들어진 생태관광 프로그램은 대부분이 경관과 철새 등의 생물 중심관광이었다.

순천만이나 낙동강 하구, 심지어는 비무장지대에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관찰한 생물이 왜 그곳에 서식하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어떻게 먹이가 생성되는지? 어떠한 기능을 하며 인간에게는 어떤 이로움을 주고 있는지?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묻지도 않고 설명도 하지 않는다. 과장 홍보를 통하여 보다 많은 대규모 관광객이 찾아 와 주기를 바라며 오히려 생태적인 생태관광도 되지 않고 자연훼손과 주변의 개발을 부추길 뿐이다.

낙동강 하구를 관광하면 철새와 갈대 그리고 모래톱만 보일 뿐이다. 상류에서 흘러드는 강물, 하루에 두 번씩 끊임없이 드나드는 조석, 그리고 생산력의 가장 원동력인 태양에는 무관심하다.

모든 것이 태양과 조석 에너지 그리고 유입되는 영양염에 의하여 수중과 습지의 식물 생산에서 출발함을 설명하여야 하고 그로 인하여 바다로 흘러들어 갈 과잉의 영양염이 정화되며 계속적인 염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갈대를 비롯한 몇 종 안 되는 염생식물만이 종다양성 없이 우점할 수밖에 없는 현상도 설명되어야 한다.

강과 바다로부터 각종 생물의 유생과 충분한 영양염이 유입되면서 조석간만에 의한 활발한 혼합 등 우점종들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이를 먹이로 하는 소비자들이 먹이연쇄를 따라서 차례로 가입되면서 하구는 지금과 같은 복잡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는 그 종류에 따라 생산 기능, 먹이공급 기능, 서식처 제공 기능, 영양염 조절 기능, 완충 기능, 지형형성 기능, 유전자 및 정보 제공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의 종류에 따른 기능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생태계 종류별로 다양한 구성요소와 기능에 대하여 올바로 이해할 때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보전뿐만 아니라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은 물론이고 필요한 곳에 새롭게 조성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될 것이다.

생태관광은 다양한 생태계를 탐방하여 구성요소와 기능을 체험하면서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생태계 관광이 될 수 있다. 한번 보고 지나가는 생태관광이 아니라 다시 와서 함께 관찰하고 체험하고 싶은 생태계 관광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