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 어린이들이 수업 중 앞으로 나와 자신들이 직접 그린 작품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놀토 모여 신나는 만화 그리기
할아버지 할머니 캐릭터 등 제작
일평생 담은 자서전 만들어 선물

할아버지, 할머니의 일평생을 담은 자서전을 만화로 펴내면 어떨까.

부산문화재단과 오륙도문화예술연구회가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카툰(만화)으로 자서전 펴냈어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대연동 오륙도신문 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부산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 20여 명이 참여해 알차고 유익한 토요일을 보내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일생을 담은 자서전을 만화로 펴내기 위해 한주도 빠짐없이 교실을 찾고 있다.

지난 11일 수업 현장을 찾았을 때는 2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자신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본격적인 자서전 그리기에 앞서 인터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떤 어린이는 전화로 할머니의 안부를 묻고 고향과 출신 학교 등 신상을 묻는가 하면 좋아하는 음식과 애창곡 등을 여쭈며 받아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인터뷰를 마친 어린이들은 만화자서전 만들기 첫 번째 순서로 시나리오 작성에 나섰다.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만화 자서전 교실’에 참여한 가족이 캐리커처 그리기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들은 앞으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는 만화 구성을 위해 현직 카툰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길수·하인상 강사로부터 만화그리기, 캐릭터, 캐리커처 등을 배워 본격적인 만화자서전 만들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그림글씨라고 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 수업도 받으며 작품 완성도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
강사는 이 분야 명강사로 알려진 허은주 씨가 맡고 있다.

어머니와 매주 교실을 찾고 있는 장승혜(대연초·5)어린이는 “만화로 외할머니가 살아오신 발걸음을 그린다는게 너무 어렵지만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신난다”며 “엄마 아빠와 힘을 모아 만화자서전을 꼭 완성해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안도윤(연재초·5) 군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위한 자서전을 그리기 위해 동생과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며 “멋진 작품을 만들어 우리집 가보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 참가자들이 직접 그린 만화 캐릭터.

아이들과 함께 참석한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두 남매와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김순향 씨는 “만화로 자서전을 만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신선한 것 같다”며 “남은 수업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자서전으로 모처럼 효도 해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두 손녀와 함께 수업을 받고 있는 신선자 할머니는 “아이들이 나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려준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하다”며 “특히 평소 대화를 못 나누던 부분까지 얘기하다 보니 더욱 친밀해 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카툰으로 자서전 펴냈어요’ 교실은 앞으로 자서전 대상자 등의 캐리커처를 완성 한 후 완성된 시나리오에 따라 만화용지에 옮겨 그리는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끝내고 난 후 그래픽 프로그램을 통해 색채를 입혀 중간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런 다음 교육이 종료되는 7월 11일 가족을 초청, 발표회 및 출판회를 갖는다. 이날에는 완성된 자서전을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에게 전하는 전달식을 가지며 가족애를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