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드 봉사단 봉사자들이 도시사락 배달를 하기 전 함께 모여 즐겁고 뜻있는 봉사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50여 봉사자 골목 누비며 구슬땀
7년간 4만개 도시락 손수 전달
청소 집수리 연탄봉사도 도맡아

“어르신 식사 배달 왔습니다, 몸은 좀 어떠세요. 불편한 곳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아이고 고마워요. 이렇게 늘 신경 써주고, 맛있게 잘 먹고 그릇은 내가 씻어 놓을께"

대연동에 위치한 산성교회(담임목사 허원구) 위드 봉사단원은 매주 목요일이면 교회 식당으로 모여든다.
남구 지역 내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가구에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위드 봉사단이 처음 도시락 배달에 나선 건 지난 2008년. 교회 성도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그 첫발을 내딛었다.

▲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드실 수 있도록 밥을 도시락에 눌러 담고 있는 봉사자들.

제법 따가워진 봄 햇살이 내리 쬐던 지난달 23일 산성교회 지하 식당에서 분주히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위드봉사단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50여명의 봉사자들이 음식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음식을 나르고 또 한편에서는 도시락에 밥을 담으며 모두 바쁘게 움직였다.

6년 동안 도시락 배달 봉사에 나서고 있는 정춘옥(우암동)씨는 도시락 통에 밥을 담다 보면 저절로 손목에 힘이 들어간다고.

"어르신들이 적게는 하루, 길게는 5일까지 드시는 분들도 많아요, 좀 더 드리고 싶은 마음에 반찬과 음식을 꾹꾹 눌러 담아 드리고 있어요"

정 씨는 이동할 때 좀 무거워도 그만큼 그분들이 더 행복해하지 않겠느냐며 웃음 지었다.

▲ 봉사자들이 양손 가득 도시락을 들고 자신들의 봉사터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위드봉사단이 완성한 북어국, 고등어구이, 김치, 숙주나물, 다시마 무침 등이 담긴 도시락은 모두 125개. 내용물을 가득 담기 때문에 실제로는 200인분 정도의 양이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위드봉사단이 7년 동안 전달한 도시락은 40000개가 넘는다.

사랑이 듬뿍 담긴 도시락을 싸는 작업이 끝나면 봉사자들은 두 손 가득 도시락을 안고 각자 팀을 나눠 배달에 나선다.

이중 대연4동 도시락 배달팀을 따라 나섰다. 모두 26가정에 도시락을 전달해야 하는 만큼 바쁘게 도시락을 차에 싣고 이동한다.

기본적으로 차량을 통해 이동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가정 독거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과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한겨울에도 봉사자들의 등은 땀으로 흥건히 젖는다.

이날도 가파른 골목길을 쉼 없이 오르내리는 배달 봉사자들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구슬땀이 맺혔다.

봉

▲ 대연4동을 찾은 봉사자들이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자들은 도시락을 전하고 어르신들의 안부를 물으며 건강체크를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홀로 어르신들이다 보니 자칫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방치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송영욱(대연동)씨는 "저희가 차려준 도시락을 드시고 그날 저녁에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고 거동이 불편해 병원도 가지 못하고 끙끙 앓고 계신 분들도 있다"며 "단순히 도시락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말동무와 건강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골목길을 돌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흘렀다.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숨을 몰아쉬지만 표정만큼은 어느 때보다 뿌듯하다.

하정화 장로는 "여름이면 온 몸이 땀에 젖기 쉽상이지만 봉사자 누구도 인상한번 쓰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배달에 나선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통해 참된 행복을 맛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산성교회 위드 봉사단은 도시락 배달 이외에도 집안 청소, 집수리, 사랑의 쌀 나누기, 김장김치 나누기 연탄봉사 등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